[교육 기획]꽃길 따라… 숲길 따라… 학교가 달라졌어요
[교육 기획]꽃길 따라… 숲길 따라… 학교가 달라졌어요
  • 정인준
  • 승인 2021.06.2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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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꽃 가득한 ‘범서초’ 아름다운교육상 대상생태텃밭 가꾸며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성장청솔초 ‘학교숲’ 전국 최우수상… 주민 위해 개방
범서초등학교 방과후교실 학생들이 조상제 교장과 함께 꽃 이름 외우기를 하고 있다. 범서초는 5개의 정원을 조성해 4계절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학교다.
범서초등학교 방과후교실 학생들이 조상제 교장과 함께 꽃 이름 외우기를 하고 있다. 범서초는 5개의 정원을 조성해 4계절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학교다.

 

꽃이 만발 하고 시원한 숲 그늘이 있는 학교와 땡볕이 내리쬐는 운동장만 횡한 학교, 어느 학교에 다니고 싶을까?

울산시교육청이 장기계획으로 ‘생태학교’를 추진한다. 학교에 정원을 만들고, 생태텃밭을 가꾸거나 나무를 심는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은 “울산 초·중·고 248개 학교가 자연을 품은 공원이 되는 것”이라며 “학교를 ‘생태교육의 장’ 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휴식처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교육청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근본적인 대책으로 생태교육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며 “동심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 미래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학교에 자연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생태학교’에 대해 알아봤다.

학교에 보급된 상자텃밭을 학생이 가꾸고 있다.
학교에 보급된 상자텃밭을 학생이 가꾸고 있다.

 

◇꽃의 생태+그림의 예술=융합교육… 학생 인성발달에 큰 도움

“선생님, 이 꽃 이름이 페튜니아에요?” “이건 초롱꽃이네요?”

지난 25일 오후 2시 30분께 범서초등학교 본관 앞 미소정원, 방과후 교실 학생 20여명이 손에 꽃 이름이 적힌 그림자료를 들고 열심히 꽃들을 찾고 있었다.

조수민(1년) 군은 “꽃을 찾아 이름 외우는 게 재미있다”며 “친구들보다 더 많이 외워서 선생님께 칭찬받고 싶다”고 말했다.

미소정원은 운동장과 본관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일반 학교에서 잔디밭을 조성하고 거리에 맞춰 나무가 심어진 곳을 생각하면 된다.

범서초는 이 곳을 식물과 꽃이 가득한 정원으로 만들었다. 모두가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고 해서 ‘미소정원’이라 이름 붙였다.

1층에 위치한 5학년 교실에서 바라본 교실 밖 풍경이 그림 같다. 창밖으로 분꽃, 나리꽃 등이 산들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렸다. 옥상에서 아래로 펼쳐진 전경은 ‘우와~’라는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아름답다.

조상제 범서초 교장은 “4계절 아름다운 꽃들이 미소정원에 피어 있다”며 “전교생들은 매일 아침 미소정원을 지나 교실로 들어 간다”고 말했다.

범서초에는 미소정원 뿐만 아니라 현관 앞 나래정원, 느티나무 아래 연못, 급식실 앞 개구리 연못, 옥상정원이 있다. 나무와 식물, 초화류 100여종이 심어져 있다.

1~2학년 학생들은 꽃 이름과 나무 이름을 외우고, 3~4학년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 하는 정원에서 풍경화를 그린다. 5~6학년 학생들은 사진작가로부터 수업을 듣고 범서초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범서초 학생들은 교과서에서 배우는 ‘아빠와 함께 만든 화단의 과꽃’, ‘울밑에 선 봉선화’, ‘오빠 하고 같이 걷던 길의 채송화’를 모를 수 없다.

이러한 학습활동들은 학부모들과 함께 하는 ‘가을축제’에서 결실을 맺는다. 교정에는 꽃과 귀뚜라미 소리, 학생 오케스트라 선율이 함께 흐른다.

범서초의 정원은 원예 전문가인 조상제 교장이 손수 가꾸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이 자원봉사로 ‘아름다운 학교’를 위해 협력한다.

조상제 교장은 “학교에 정원을 만드는 것은 학생들의 인성발달에 매우 중요하다”며 “꽃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꽃의 생태’와 ‘그림의 예술’이 융합된 교육이기도 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범서초는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아름다운교육상 대상’을 수상했다.

야음초등학교는 학생들이 직접 길러 수확한 작물을 학부모들에게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사회에 기부해 오고 있다.
야음초등학교는 학생들이 직접 길러 수확한 작물을 학부모들에게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사회에 기부해 오고 있다.

 

◇시교육청, 2025년까지 전체 학교에 생태텃밭 보급

학교의 정원화는 오랜된 학교와 신생 학교에서 차이가 난다. 또 도시지역에 있는지, 도서지역에 있는지 위치적인 여건도 차이가 있다. 연혁이 오래된 학교는 심어진 나무가 풍성하다. 여기에 정원이나 생태텃밭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 ‘학교텃밭지원조례’를 만들어 학교생태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2025년까지 전체 학교에 학교텃밭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시교육청은 사전조사를 통해 전체 248개 학교 중 약 100개 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했다.

시교육청은 5년 동안 매년 20여개 학교씩 ‘생태텃밭사업’을 지원한다. 시교육청은 학교생태텃밭을 위해 농협, 도시농업네트워크, 울산시농업기술센터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교육청의 생태텃밭 사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야음초등학교 학생들은 수확한 농산물을 학부모들에게 판매해 수익금을 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상북중은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학교에 농업수준의 방과후교실을 열고 있다.

시교육청 신동혁 장학사는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텃밭 작물을 가꾸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체 의식과 올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학생들이 생태감수성을 지닌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생태환경교육을 꾸준하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학교 숲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한 청솔초는 학생들이 조성된 나무에 새둥지를 달아주며 생태교육의 효과를 얻고 있다.
지난해 학교 숲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한 청솔초는 학생들이 조성된 나무에 새둥지를 달아주며 생태교육의 효과를 얻고 있다.

◇학교숲 온실가스 감축 효과… 생태교육 전환 상징성

생태텃밭에 비하면 ‘학교 숲’은 더디기만 하다.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을 통해 학교 숲을 조성한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교육부가 ‘그린뉴딜’로 추진하고 있는데, 울산은 정부예산 3천600억원을 받아 2025년까지 40년 이상 31개 노후학교 건물을 신축하거나 대수선에 들어간다. 이 사업에 학교숲 조성 부문이 있다.

학교숲 조성은 산림청 지원, 울산시와 5개 구·군청에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산림청으로부터 지원 받아 만들어진 청솔초의 학교숲은 지난해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청솔초 학생들은 조성된 학교숲 나무에 새둥지를 만들어 주는 등 학교 숲 조성 이전과 이후의 학교생활이 변화하고 있다. 남구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청솔초는 주민들의 산책공간으로 개방되고 있다.

또 삼일초의 ‘명상의 숲’과 무거고의 학교 숲도 잘 조성된 곳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숲 조성을 위해 TF팀을 따로 구성할 계획”이라며 “학교 숲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뿐만 아니라 생태교육 전환의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 하겠다”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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