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연예술 예산 대폭 삭감… 연극계 ‘반발’
정부 공연예술 예산 대폭 삭감… 연극계 ‘반발’
  • 김보은
  • 승인 2021.06.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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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8억여원 줄여… 한국연극협회 집단행동 돌입
울산연극협회 “청소년연극제 본선 개최 자금 없어…
아마추어 위주 행정, 기초예술 버틸 수 없어” 비판

정부가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를 비롯한 연극계 주요 행사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분노한 전국 연극계가 공동성명서를 내고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지난 8일 발표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민간단체 공모사업인 대한민국공연예술제의 예산이 8억1천600만원 줄면서 15년 이상된 중견축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축제 등이 대거 지원에서 탈락한 것.

울산연극협회 등 전국 35개 연극 관련 단체가 최근 구성한 예술창작정책살리기비상회의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기획재정부는 예술위 측에 3년 이상된 축제의 지원을 불필요하다고 지적해왔고 예술위의 설득에도 8억1천600만원이라는 예산 삭감이 현실이 됐다. 앞으로도 약 10%의 예산이 지속 삭감될 예정이기 때문에 연극계는 이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회의는 이를 ‘공연예술축제에 대한 몰인식’이라 정의하며 “점층 삭감 예정인 축제지원정책의 철학 부재는 물론 전반적인 창작지원 예산규모의 문제를 따져 나가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장르별 대표축제의 지정사업 지정과 총 예산의 원점 회복은 물론 불합리한 창작지원예산과 운영체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비상회의에 따르면 오는 8월 2일부터 15일까지 공주에서 열릴 예정인 ‘제25회 전국청소년연극제’와 ‘제18회 서울 아시테지겨울축제’, ‘제15회 대학로소극장축제’,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제3회 대한민국극작엑스포’, ‘제29회 젊은연극제’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당장 다음달 17일부터 8월 8일까지 경북 안동시와 예천군 일대에서 개최될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도 지난해 7억2천만원에서 5억8천100만원으로 예산이 크게 줄었다.

이 가운데 전국청소년연극제와 대한민국연극제는 울산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지역 예선을 치르고 본선에서 경쟁을 벌이는 경연대회로 현재 지역예선을 이미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상황이다.

울산의 경우 지역예선인 ‘제24회 울산연극제’를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8일까지 개최해 대상팀 공연제작소 마당이 일찌감치 출전을 확정했고 전국청소년연극제 지역예선은 다음달 22~24일 소극장 푸른가시에서 마련할 예정이다.

이날 울산연극협회 허은녕 회장은 “대한민국연극제 예산이 30% 가량 줄면서 지역예산 참여단체 지원금이 2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줄었고 본선 참가단체 지원금도 8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감소했다. 나머지 비용은 극단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청소년연극제는 시 보조금이 있어 예선을 하고 본선에 내보낼 수는 있지만 문제는 본선대회 개최 자금이 없다는 것”이라며 “기초예술이 살아야 아마추어 예술이 사는데 정부의 아마추어 위주의 행정으로 기초예술이 버틸 수 없게 됐다. 이는 무책임한 일이다. 코로나19로 단체 시위는 어려워도 1인 피켓시위로라도 목소리를 낼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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