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소2동에 파출소가 들어서야 하는 이유
농소2동에 파출소가 들어서야 하는 이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6.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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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북구 농소2동 주민들이 행정복지센터에 모였다. 농소2동 파출소 설립 건으로 모인 사람들이었다. 농소2동 파출소 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3월 구성됐고, 이날은 발대식이 있는 날이었다.

이 자리에 모인 주민들은 파출소 설립에 힘을 모을 것을 결의했다. 내가 사는 동네라서가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꼭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옆 동네에 파출소가 있는데 파출소가 또 필요하냐고 묻는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농소2동에 파출소가 생겨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필자는 오늘 이 글을 통해 그 당위성을 설명하려고 한다.

북구는 최근의 인구가 중구를 앞지를 만큼 울산에서 유일하게 인구 증가세를 보이는 곳이다. 농소2동 인구만 해도 2019년에 이미 4만 명을 돌파했다. 북구 8개 동 중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농소2동은 경주에서 국도 7호선으로 이어지는 울산의 관문이다. 이사 오는 사람들에게 왜 농소2동을 택했느냐 물으니 무엇보다 공기가 맑고 자연환경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학교가 많아 애들 키우기에도 좋고, 교통 사정이 좋아 출퇴근하기도 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 치안을 책임질 파출소가 없는 것이다. 인구 4만 명이면 시골 작은 군보다 많다. 우리 동보다 인구가 적은 군 지역에도 경찰서가 있는데 파출소조차 없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반응이다.

울산지역의 파출소 신설은 심사기준을 충족하고 울산경찰청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농소2동 파출소 신설 건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2번이나 심사에서 탈락했다. 인구 기준은 충족시켜도 면적과 112신고 건수, 5대 범죄 건수가 미달했기 때문이란다. 사건·사고 발생이 많아야만 경찰 관서가 생길 수 있다는 논리인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자는 기준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물론 예외 사유도 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대규모 신도시·공업지구 등의 개발로 치안수요가 급증하거나 신속한 현장대응이 곤란한 지역, 서민주거시설 밀접지역은 앞서 언급한 4가지 기준에 어긋나더라도 파출소 설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농소2동은 그런 예외 기준에 부합되는 곳이다. 최근 들어 공동주택이 급증하면서 신도시가 형성됐고, 오는 10월에는 또 다른 대단지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매곡·중산·이화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고, 산단에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도 많다. 치안수요가 증가하는 지역임이 분명하다.

우리 구는 그동안 치안에서 소외되어 있었다. 북구 전체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북부경찰서도 작년에야 설립되었으니 말이다.

농소2동을 포함한 농소권역에는 현재 농소1파출소와 농소2파출소가 있다. 농소1·2동은 농소1파출소가, 농소3동은 농소2파출소가 치안업무를 맡는다. 농소권역 12만 명의 치안을 고작 2개 파출소가 책임지는 셈이다.

농소1파출소는 농소1동 구도심에 있다. 농소2동에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만성적 정체 구간인 국도 7호선을 거쳐 출동해야 하고, 호계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좁은 도로마저 꽉 막혀 초동대처가 미흡해질 수밖에 없다. 몇 년 전 농소2동 이화지역에 뺑소니 사건이 발생해 파출소에 신고하니 경찰이 30분 후에야 도착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안을 위해 북구청과 농소2동 행정복지센터, 지역 자생단체, 유관기관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에는 주민들 스스로 농소2동 자율방범대를 만들었다. 현재 회원 수는 92명으로 북구에서 가장 많다. 대원들은 치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밤마다 방범 활동에 나선다.

농소2동 파출소 설립추진위는 지금 주민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서명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도 처음 목표치 1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1만4천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우리 위원회는 6월까지 서명운동이 마무리되는 대로 울산경찰청뿐 아니라 국회와 청와대를 찾아가 서명지를 전하고, 파출소 설립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파출소 설립 캠페인도 꾸준히 펼쳐 나갈 것이다.

누구나 안전한 도시에 살고 싶어 한다. 우리 지역 주민도 마찬가지다. 농소2동에 파출소가 속히 들어설 수 있도록 북구민의 관심과 관계기관의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김상태 북구 농소2동 파출소설립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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