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에 부는 개혁의 칼바람
울산대에 부는 개혁의 칼바람
  • 하주화 기자
  • 승인 2009.05.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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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교수는 영원한 교수’.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평생이 보장되는 교수직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그래서 교수 사회는 이른바 ‘철밥통’이라는 말에 비유된다.

우리 교수사회는 그동안 특권계층으로 치부돼온 게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제 아무리 막강하다하더라도 국제적인 평가에 맞닥들이면 낙제점을 받는 수모를 당하거나, 아이비리그보다 우수한 학생을 뽑아 열등생으로 졸업시킨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대학의 경쟁력을 쥐고 있는 교수가 자신이 누리는 혜택에 안주하고 자율개혁에 등한하기 시작한 순간 우리 대학의 미래도 멈춘 것이다. 그래서 연구 실적이 부진한 교수를 퇴출시키겠다는 울산대의 선언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울산대는 오는 10월 인사부터 정년이 보장되는 단계인 정교수 심사시 연구업적 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하고 교수들이 제출하는 연구 논문을 요목조목 따져 미달되면 탈락시키기로 했다.

연한만 차면 자동 승진한다는 사고에 안주해 있던 ‘고참 교수’에게 칼날을 들이대는 셈으로, 여기에는 교수사회의 연공서열식 인사 관행을 깨겠다는 의지가 숨어있다.

이렇게 되면 승진 무더기 탈락사태가 속출하게 되고, 3번 이상 승진 심사에서 탈락하면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기존 정책도 실천이 가능해짐에 따라 결국 일부교수는 눈물을 머금고 방을 빼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년이 보장된 정교수 그룹 내에서도 연구실적 상위권 10%의 교수집단을 별도로 선정하고 성과급과 연구비를 차등화하는 방식으로 끝없는 채찍을 가해 교수들의 ‘안식’ 을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카이스트와 서울대 등이 앞서 연구업적이 부실 한 교수들을 대상으로 승진 낙방을 통보하거나 재계약을 ‘보이콧’하면서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철밥통 쇼크’가 울산 교수사회에도 상륙하는 것이다.

그러나 따져보면 깜짝 놀랄 일은 아니다.

이미 교수 재임용 제도는 엄존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봐주기식 요식행위’에 머물면서 교수사회의 ‘무사안일’ 주의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온 것이 사실이다.

부디 울산대가 일으키는 개혁의 바람이 한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연구하지 않으면 도태 된다”는 위기의식을 교수사회에 전파함과 동시에, 자기 혁신은 않고 주변 환경, 정부 정책 탓만 늘어놓는 지방 대학들에게 입맛 쓴 명약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하주화 기자 편집국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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