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달 5월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달 5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5.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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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5월이 되면 누구나 가슴 속에 뭉클한 사연 한 가지는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복잡한 가족관계와 사회생활 속에서 느낀 사랑과 고마움을 두고 진심 어린 표현을 하고 싶은 사람, 그 대상은 다름 아닌 부모님일 것이다. 특히 신중년 세대들은 대부분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어 더더욱 그럴 것이 틀림없다. 그들은 먹을 것 하나라도 형제자매와 서로 나누고 서로 위해주면서 인정과 배려와 인내심을 배우며 성장했다.

그들은 고향을 떠나와 산업사회로 변모한 객지에서 바쁘게 살아온 세대들이다. 그러다 보니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과 일가친지들을 자주 찾아뵐 수가 없었고, 시간이 훌쩍 지나면서 지금은 부모님들이 병약해지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어떤 이들은 먹고살기가 바쁘다 보니 효도 한 번 제대로 못 한 채 부모님을 여의게 된 사람들도 있다. 유수같이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 속에 부모님은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부모와 자식의 만남을 천륜(天倫)이라고 한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는 뜻일 것이다.

불교 경전에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라는 것이 있다. 모진 고생도 마다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다해 자식을 보살펴 주신 부모에게 지극한 효심으로 보답하라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경전 1권은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이라고도 한다. 그 내용은 부모의 은혜가 그 무엇보다 크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는 3말 8되의 응혈을 흘리고 8섬 4말의 혈유를 먹인다고 했다. 그러기 때문에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 수미산을 백천 번을 돌더라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했다. 그 때문에 ‘이경’은 부모의 은혜를 기리는 유교의 ‘효경(孝經)’과 비슷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경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부모의 은혜를 ‘십대은(十大恩)’으로 나눠 설명한다. 열 가지 큰 은혜란 ①배 안에서 열 달 동안 길러주신 은혜 ②해산할 때 고통받으신 은혜 ③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으신 은혜 ④쓴 건 삼키고 단 건 뱉어서 먹여주신 은혜 ⑤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신 은혜 ⑥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 ⑦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신 은혜 ⑧먼 길 떠난 자식 걱정하시는 은혜 ⑨자식 위해 모진 일도 다 하시는 은혜 ⑩끝까지 사랑하시는 은혜를 가리킨다.

둘째, 생태학적 관점에서 매우 과학적으로 서술한다. 어머니가 자식을 잉태하여 10개월이 될 때까지를 1개월 단위로 나누어 생태학적으로 고찰한다. 셋째,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은혜를 더 강조한다. 유교의 ‘효경’이 아버지의 은혜를 두드러지게 내세우는 점과 대조적이다. 넷째, ‘효경’이 효도를 강조한다면 ‘이경’은 은혜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경에도 보은(報恩)의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부수적일 뿐 근원은 은혜의 강조에 둔다.

이경은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 등에 널리 보급되었고 나라마다 많은 유통본을 남기고 있다. 우리나라 유통본은 대부분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이라는 명칭으로 불려왔고, 유교 사회였던 조선 시대에 이경이 간행된 것은 특기할 만하다. 이처럼 부모은중경은 부모의 은혜를 두고두고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각인시켜주는 매우 교훈적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무관심 속에 묻혀 가는 것들을 재발견해야 한다.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윤리와 도덕, 정의, 예절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음을 우리 모두 안타깝게 여겨야 한다. 부모은중경 앞에서 우리 현대인들은 모두 부끄러울 뿐이다. 여물을 먹고 난 소가 되새김질로 소화에 도움을 받듯 우리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이런 귀중한 경전이 남겨준 의미들을 되새김질해야 하지 않을까.

임정두 울산광역시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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