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이 존재하는 이유가 뭔가
중구청이 존재하는 이유가 뭔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4.2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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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중구청이 최근 하는 일들을 보면 기초자치단체가 존재하는 이유를 의심케 한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지역민을 위해 있는 것인지 세수(稅收)증액을 위해 있는 것인지 분간키 어렵다. 중구청 관할지역이 구도심인 관계로 불법주정차 단속문제가 항상 지역민의 원성 중 하나를 차지해 왔다. 하지만 일부 시민의 무절제한 도로변 불법주차가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고 사고 위험성마저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단속기관을 탓 할 일 만은 아니다. 문제는 지역민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가 다른데 있다는 것이다. 정작 단속해야 할 곳은 하지 않는데다 그 단속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이 주민들의 불만이다. 남구 삼산지역은 오후시간에 도로변 불법주차가 즐비하지만 중구처럼 ‘악착같이’ 단속치 않는다. 덕택에 주변 음식점, 상가, 유흥업소들은 고객 차량관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주민들도 비교적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반면에 중구는 잠시 한 순간 만 차를 도로변에 세워 둬도 ‘딱지’를 떼인다. 한적한 주택가에 세워둬도 일단 불법주정차일 땐 가차없이 적발당하는 곳이 중구지역이란 것이다. 불법주정차 단속이 주로 교통의 정상적 흐름을 위한 것일 진대 이런 무차별적 단속이 마치 재원 확보방안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런 중구청이 이번엔 한 술 더 떠 ‘태화5일장’에 단속반을 투입, 대대적인 불법주정차 단속을 벌인 끝에 상당한 실적을 올린 모양이다. 태화5일장은 울산의 재래 전통노점상의 일종으로 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대부분 언양, 두동, 두서 지역에서 나온 노인들이 소일 삼아 푸성귀나 토착식품을 내다팔고 용돈을 마련하는 곳이다. 이렇게 5일마다 한 번 씩 장이 들어서는 곳에 선을 긋고 자리를 배분해 ‘자리세’를 거두는 것도 모자라 조금이라도 싼 물건을 구입코자 주변에 차를 잠시 세운 주민들에게 예외 없이 과태료를 부과했으니 중구청은 대단한 기초자치단체임에 틀림없다. 재래시장에 아케이드 설치하고 간판 달아주는 것보다 이런 곳을 육성하고 보호해야 진정한 관광 상품화될 수 있다는 점은 모르니 그 곳은 동시에 낙제점 행정기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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