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을 ‘지구의 날’로
매일매일을 ‘지구의 날’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4.2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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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지구의 날(Earth day)’을 맞이했다. 필자는 3년 전 이 무렵 지구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올린 바 있다. 그때도 언급했지만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 당시 미국 상원의원 ‘게일로드 넬슨’이 1969년 1월 28일에 일어난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의 기름유출 사고를 계기로 하버드대학생 ‘데니스 헤이즈’와 함께 선언문을 발표하고 행사를 치른 것이 효시였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날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부터 민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행사를 추진하고 있고, 정부와 지자체는 2009년부터 ‘지구의 날’이 포함된 7일간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해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다시 한번 생각하자는 취지가 담겨있다.

지난 22일은 51번째 ‘지구의 날’이었다. 횟수가 거듭될수록 지구의 환경이 좋아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 매우 유감이다. 3년 전 ‘지구의 날’과 비교하면 환경문제, 특히 기후변화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코로나19를 비롯한 인구공통 전염병의 발생주기가 짧아지고,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적 이상기후 현상은 그 빈도와 규모가 커졌다. 작년 한 해만 해도 겨울에는 이상고온 현상이 잦았고 여름에는 폭염이 빨리 찾아왔다. 더욱이 최장기간의 장마와 이상저온 현상, 3주간 3번이나 한반도를 지나간 대형 태풍, 폭설과 한파와 급격한 기온변화는 이상기후 현상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올봄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역에 따라 4월 초·중순에 개화하던 벚꽃이 올해는 3월에 개화→낙화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4월인 지금은 초여름에 버금가는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먼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이고,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이며, 대응 노력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이다.

이제는 기후변화의 상징으로 더이상 ‘북극곰’을 언급하지 않는다. 지난 장마 때 홍수를 피해 지붕으로 올라간 ‘황소’를 언급할 뿐이다. 이는 기후위기 극복에 필요한 일들을 지금 당장, 힘차게 진행할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4월 22일은 51번째 지구의 날, 4월 28일까지는 ‘제13회 기후변화주간’이다. 환경부와 울산시는 이 기간 “지구회복(Restore our Earth) 바로 지금, 나부터! 탄소 중립 2050”이란 주제 아래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추진했다. 지난 22일 저녁 8시부터 10분간은 소등행사를 실시했고, ‘28일까지는 ’지구의 날 기념 환경기획 전시’를 울산도서관 1층 전시실에서 계속 진행한다.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라는 새로운 지질시대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아직 정식 합의된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지질세대인 홀로세(H olocene, 약 1만 년 전∼현재) 중에서 인류가 지구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부터를 별개의 시대로 보려는 개념이다. 출발 시점도 합의되지 못했지만 대기의 변화를 고려해 산업혁명을 기준으로 삼자는 주장이 주를 이룬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환경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 속도가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이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놓여 있고, 환경은 인류에게 안전하지 못한 쪽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는 ‘지구의 날’과 ‘기후변화 주간’ 등 특정 기간만이 아닌 매일매일을 ‘지구의 날’이라 생각하고 인류를 비롯한 많은 생물체들이 서로 공존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되찾기 위해 행동의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마영일 울산연구원 시민행복연구실, 환경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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