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참 어떻게 하나?
이걸 참 어떻게 하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3.30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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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이 오면 중국으로부터 황사가 꺼멓게 몰려온다. 정확히 황사인지 악성 오염인지 모르지만 무섭게 우리 쪽으로 몰려온다. 이걸 참 어떻게 하나? 기상지도를 펼쳐보면 이 황사 오염 먼지는 대부분 한반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시베리아 북쪽에서 내리막으로 내려오는 푸른색 등고선 지도는 구불구불한 모양을 하고 있다. 다행히 푸른색은 황사가 아니고 맑은 공기라 큰 다행이다. 그러나 한반도 서쪽 중국 대륙에는 검은 먹구름 덩이가 산비탈의 논두렁처럼 우리 쪽으로 향하여 있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작년엔 운 좋게 황사현상은 보이질 않았다. 웬일인가 했더니 중국의 심각한 우한 코로나로 인구를 통제했기 때문이다. 이제 해제됐는지 다시 악마의 구렁텅이가 되어 물밀 듯 쳐들어온다. 이걸 참 어떻게 해야 하나? 두들겨 팰 수도 없고 냉가슴만 앓는다.

그뿐인가? 잠시 안도할 사이도 없이 코로나19는 좀처럼 식지 않는다. 집단감염이 여기저기에서 고개를 쳐들고 있으니 도체 편할 날이 없다.

봄맞이 놀이도 좋지만 가릴 때는 가리는 것도 우리들의 지혜가 아닌가? 제발 돈 있는 자들이여! 자중해주었으면 좋겠다. 최근 여의도의 대형백화점이 하나 오픈했다고 야단법석이다. 코로나가 창궐하는 시기인데도 이렇게 관리가 허술한가? 방역 당국도 그렇고 백화점도 무책임한 것은 똑같다. 최소한 점 내의 인원밀도는 지켜야 하지 않는가.

부동산 엘 에이치(LH) 사태, 이건 또 뭔가? 생선가게에다 고양이를 수도 없이 풀어놓았으니 어이가 없다. 어떻게 이렇게 허술할 수 있는가? 촛불 정부가 주장하는 적폐청산의 결과가 겨우 이건가. 국민성이 문제인가. 아니면 악성 탐관오리가 득실거려서인가. 개탄스럽다. 말하면 뭐하나, 우두머리들이 먼저 악행을 저지르고 있으니 무엇을 본보겠나. 넓은 대지에 이쁜 집 짓고 그렇게도 살고 싶은가. 두 다리 뻗고 잠 잘 수 있는 오두막집 하나면 되지, 그렇게 욕심이 많은가? 정말 총체적 부패로 나라가 썩을 대로 썩은 거다.

흔한 말이 돼버린 ‘불공정’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이 나라의 법무장관은 모두 무법(無法)장관으로 아예 직책을 바꾸어 일하면 딱 어울린다. 이걸 어떻게 하나?

‘정의’는 바른가? 대법원장을 영어로 옮기면 ‘Chief Justice’다. 해석하면 ‘정의로운 총수’다. 법치(法治)를 다루는 최고위직에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신성한 명칭이 아닌가. 대법원장에게서 정의라곤 찾아볼 수 없으니 이걸 어떻게 하나.

몇 년 전 1만5천 명이 운집한 연세대에서 강연한 적이 있는 교수가 있다. 30년간 하버드대학에서 최고의 명강의를 이어온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M. SANDEL). 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정의’란 올바른 분배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올바른 가치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치가 도덕 문제를 다루지 않고 중립을 추구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법의 목적은 정의실현이고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여 다른 사회구성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다.

어느 사학자는 작금의 상황을 조선 말기의 형국과 비슷하다고 한다. 어떻게 우리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나? 윤석열 현상 또한 당연한 현상일 수밖에 없다. 원래 난국에 현인이 나타난다고 하지 않나? 나라의 부패를 도려내는 검찰총장의 본분이니 오히려 잘된 전조가 아닌가. 오로지 국민을 위하고 대한민국의 번영과 희망을 주는 인물이기를 고대한다. 정의가 바로 서고 공정하고 질서가 잘 잡힌 나라에 살고 싶다.

김원호 울산대 명예교수·에세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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