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좋은 사람은 ‘기본이 됐다’, 좋지 않은 사람은 ‘기본이 안 됐다’고 말한다. 기본은 옳은 사람과 그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그 기준은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이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그런 평가는 대체로 맞다.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의 행위와 행동에도 기본은 적용된다. 성공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성공의 철칙도 기본이다.

기본이 모든 것의 출발점인 동시에 종착점이다. 중용 23장에 보면,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그러나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 또한 기본에 대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역대 군주 가운데 가장 성군의 반열에 올라있는 정조대왕은 중용을 중히 여겼다. 틈만 나면 중용을 읽고 봤다. 중용에 담긴 깊은 뜻을 바탕으로 왕조를 이끌고자 했다. 정조대왕은 신하들에게도 중용을 권했다. 중용에 담긴 많은 구절 가운데 ‘기본에 충실하자’는 내용이 들어있는 23장을 즐겨 암송했고, 신하들과 기본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기까지 했다.

천년도 훨씬 넘는 세월 이전부터 지금까지 기본을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만큼 쉽지 않음을 반증한다, 세상 쉬운 것이 기본이지만, 어려운 것 또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도 기본이고, 그 기본을 밑거름으로 최선을 다하면 자신은 물론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상황이 이를 잘 대변하고 있다. 마스크를 쓰는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켰을 때는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아낼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는 여지없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무수히 많은 사례들이 입증하고 있다.

확진자가 1천명 선에서 줄어들긴 했지만, 감염자는 여전히 매일 5백명 안팎으로 속출하고 있다. 이로 인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도 계속되면서 답답함과 피로감도 함께 누적되고 있다. ‘코로나 블루’가 ‘코로나 레드’로 바뀐 지 오래다. 세상이 온통 우울을 넘어 불안의 늪에 빠져있다.

이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방역수칙 준수가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해결책의 첫걸음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확진자가 감소추세를 보이지 않아 이번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연장됐다.

지난 3월 29일 0시부터 4월 11일까지 2주간 연장되어 시행되는 기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 주요 내용을 한 번 더 꼼꼼하고 세심하게 살펴서 실천해주실 것도 부탁드린다.

밀폐와 밀집, 밀접 등 3밀을 지키고,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반드시 입과 코를 가리는 올바른 방법으로 마스크를 써주셔야 한다. 턱에 걸치는 ‘턱스크’는 감염 예방에 절대 도움이 안 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연장부터는 대표자만 작성했던 출입자 명부를 시설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 개개인이 작성해야 한다. 아울러, 다중이용시설과 사업장은 주기적인 환기와 소독을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며, 식당이나 카페 등 음식섭취 목적의 시설과 음식판매 부대시설 외에는 음식섭취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 음식섭취를 위해 마스크를 벗는 순간, 감염이 확산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서 사전에 이를 차단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또한, 이들 사업장에서는 방역을 총괄하는 방역관리자를 지정해야 하며, 종사자는 물론 이용자에 대해 증상을 확인하고, 유증상자는 출입을 제한하도록 권고해야 한다. 불특정 다수가 입장해 밀집도 관리가 필요한 유흥시설과 목욕장 등은 방역수칙과 이용 가능 인원을 의무적으로 게시해야 한다.

이번에 바뀐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은 4월 4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지지만 4월 5일부터는 기본방역수칙을 위반하면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조치가 불가피하다. 코로나보다 더 강한 울산을 만들어 건강과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시고, 시민 여러분께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해주시길 바란다.

이재업 울산광역시 재난관리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