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1년, 더 중요해진 정보보안!
코로나 시대 1년, 더 중요해진 정보보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3.2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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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사태가 이렇게 오래 끌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이제는 마스크가 얼굴의 일부가 되어 잠시라도 안 쓰면 어색하고 허전해질 정도다. 심지어 학자들은 예방접종이 시작되더라도 꼬리를 무는 변종 바이러스 때문에 코로나는 완전히 퇴치되지 못한 채 독감처럼 우리 주변을 맴돌 것이라고 말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칼럼에서 “세상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며, 폭풍이 지난 뒤에도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실제로 코로나 때문에 행정과 근무 환경도 많이 변했다. 비대면 원칙에 따라 행사와 출장이 최소화되고, 교육은 사이버강좌로 대체되었으며, 회의는 영상회의가 보편화되었다. 코로나 확산이 심했을 때는 행정안전부 근무수칙에 따라 부서 내에서도 서로 돌아가며 재택근무를 해야 했다. 대면 결재도 요즘은 거의 없다.

지자체 공무원이 된 지 20년, 업무 시스템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바뀌는 느낌이다. 물론 그 전에도 종이서류와 직접대면 대신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오랜 추세이긴 했으나 코로나는 변화를 한층 가속화시켰다. 아직은 아니지만, 직원들이 데스크톱 PC 대신 스마트폰과 테블릿 PC 앱으로 문서를 기안·결재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사무실 안팎의 경계가 사라지는 셈이다. 행정기관에서 재택근무가 뿌리내리고 필수적인 대민 업무 외 대부분을 비대면·전자화해서 행정의 ‘온택트(Ontact)화’가 일상이 된다면 지금처럼 수백, 수천여 공무원들이 한 건물에서 바글바글 근무하는 관공서의 모습도 오래지 않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때는 같은 부서 직원끼리 1년에 얼굴 몇 번 보기도 어렵다고 푸념할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IT 담당자로서 걱정이 앞서는 부분도 있다. 일하는 방식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는데도 정보보안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정보보안의 기본 원칙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내부와 위험하고 신뢰할 수 없는 외부로 구분하고, 외부에서 내부로 무단 침투하려는 위협을 방어하는 것이었다. 즉, 기관 내부 통신망은 안전하다는 전제하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만 막으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그동안의 인식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와 온라인 협업이 활성화되고 기관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는 물리적 경계가 사라진다면 지금까지의 정보보안은 더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

더욱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PC 환경은 제각각이고 온 가족이 함께 쓰는 경우가 많아 보안에 취약하고 중요 자료가 유출될 위험성도 크다. 예를 들어, 어느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인사나 사업발주 계획서, 개인정보 등의 작업을 하던 중 우연히 가족의 누군가가 모니터를 찍어 외부로 빼돌리는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온택트 시대의 보안상 취약점을 악용한 온갖 사이버 공격이 등장해 우리를 위협할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행정안전부에서는 지자체 망 분리 사업을 서두르고,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 등 정보보안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지자체의 재정이 열악하고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이 낮다 보니 사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쉬운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보안 환경을 갖추는 일 못지않게 시급한 것은 직원 개개인 정보보안의 생활화다. 보안 사고의 대부분은 사람의 사소한 실수와 방심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평소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와 마찬가지로 긴장을 유지하면서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 부서에서는 청 내 직원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매년 전 직원 대상 정보보안 교육을 베풀고 있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이용자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필수 보안수칙 몇 가지를 언급해 보겠다. 백신 프로그램 설치와 윈도우 최신보안 업데이트는 꼭 해야 하며, 개인정보나 중요한 자료는 반드시 암호화하고 작업 후에는 삭제해야 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메일을 열어본다거나 불법 사이트나 웹 하드 등에 접속해 악성코드에 감염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손 씻기가 코로나 방역의 첫걸음이듯 정보보안도 마찬가지다.

권유성 울산 중구청 행정지원과 정보관리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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