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硏 울산본부, 세계 최고 화학연구기관으로 ‘우뚝’
한국화학硏 울산본부, 세계 최고 화학연구기관으로 ‘우뚝’
  • 김지은
  • 승인 2021.03.28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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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그린정밀화학연구센터·2016년 바이오화학연구센터 구축

-‘2020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울산본부 연구 2건 선정 ‘성과’

-위변조 차단 카멜레온 필름기술·고강도 생분해성 비닐봉투 개발
2019년 5월 경주 교원드림센터에서 열린 한국화학연구원 미래융합화학연구본부 전직원 워크숍.
2019년 5월 경주 교원드림센터에서 열린 한국화학연구원 미래융합화학연구본부 전직원 워크숍.

국내 최고의 화학 관련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 이하 화학硏)이 울산의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의 고도화 및 정밀화학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울산에 내려온 지 올해로 9년이 됐다. 화학연구원은 울산시가 유치한 최초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화학연구원을 유치한 울산시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최근 한국화학연구원 울산본부의 세계적인 성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2020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화학연구원의 연구 성과가 4건이 선정된 가운데 울산본부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이 절반을 차지했으며, 숨쉬기 편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도 개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화학연구원은 울산지역에 소재한 기업들에게 애로기술 지원 및 공동연구뿐만 아니라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등 지역사회와의 다양한 협력사업으로 지역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편집자 주>

◇한국화학연구원, 유일한 지역조직 울산에 구축

울산이 제조업 기반에서 지식 기반 선도도시로 전환하기 위해 유치한 최초의 국책연구기관이 바로 화학硏 신화학실용화센터다. 2007년 4월 처음 울산에 개소한 센터 이름은 울산지원센터로서 초대 센터장은 이동구 박사다. 이 박사는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화학공정소재 국가로드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후, 2단계 지역전략산업진흥사업 중 지역산업기반구축사업으로 342억원 규모의 신화학실용화센터 구축사업을 기획해 사업에 선정된다. 이때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울산연구본부도 함께 선정됐다. 이미 울산시는 1단계 사업으로 울산테크노파크와 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영남본부를 구축한 바 있다.

신화학실용화센터 건립을 앞둔 2011년 11월에 신화학실용화센터는 향후 집중할 연구분야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그린정밀화학연구센터로 명칭을 변경한 후, 2012년 3월 22일 제6회 울산 화학의 날에 센터 준공식을 갖고 오늘에 이른다. 2016년에 화학산업고도화센터로 분리됐다가 2019년부터 다시 정밀화학융합기술연구센터로 통합된다. 그리고 바이오화학연구센터와 함께 울산연구본부를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로 명칭하고 있다.

또한 2009년부터 이동구 박사는 울산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할 367억원 규모의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 구축을 위한 ‘울산 바이오화학산업 발전전략’ 용역을 시로부터 부탁받는다. 그리고 종합 기획보고서를 제출한 후 갖은 우여곡절 끝에 본 사업 수주까지 성공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된다.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는 2016년 3월 22일 제10회 화학의 날에 준공식을 가졌다.
 

 

◇화학硏 울산본부, 세계적인 성과 속속 나타나

2006년 울산시와 화학硏의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화학硏은 유일한 지역조직을 울산에 구축했다. 즉 2012년 3월에 그린정밀화학연구센터와 2016년 3월에 바이오화학연구센터를 각각 준공한 바 있다. 그 후 화학硏은 울산지역에 소재한 기업들에게 애로기술 지원 및 공동연구뿐만 아니라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등 지역사회와의 다양한 협력사업으로 지역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화학硏은 2012년 지역조직 개소이래 연구개발 분야에서 가장 큰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올해로 지역조직 개소 9주년을 맞이한 화학硏은 지난해 ‘2020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연구성과 4건이 선정됐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은 국가발전을 견인해 온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고, 과학기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2006년부터 매년 선정, 발표해 오고 있다.

과학기술 전 분야에서 정부지원을 받아 수행한 전국의 약 7만여 연구개발(R&D) 과제 중에서 우수성과 선정평가위원회의 심층평가 및 대국민 공개검증 등의 단계를 거쳐 최종 100건의 우수성과가 선정된다.

100선으로 선정된 우수성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인증서와 현판이 수여되고 관련 규정에 따라 사업과 기관평가 등에서 가점을 받으며, 선정된 연구자는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유공포상 후보자로 적극 추천된다.

화학硏의 우수성과 4건 선정은 전국을 통틀어도 최고 실적이며, 그 중 울산에 자리하고 있는 울산본부의 연구성과 2건이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된 것이다. 화학硏 4개 연구본부 중 하나이며 가장 신생조직인 울산본부에서 기관을 대표하는 성과의 절반을 차지한 점은 놀라운 실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계·소재 분야에서 정밀화학융합기술연구센터 박종목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습도에 감응하는 1D-광결정 및 입김으로 상품의 위변조를 차단하는 카멜레온 필름기술’이 선정됐다. 이 기술은 수분 및 습도에 응답해 색상이 변하는 세계 최초의 고습도 감응 카멜레온 필름기술로 입김만으로도 숨겨진 정품 인증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어 진품과 가품을 손쉽게 판별할 수 있다.

에너지·환경 분야 우수성과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황성연 박사 연구팀의 ‘비닐봉투용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조 기술개발’ 성과가 선정됐다. 기존 생분해성 비닐봉투의 ‘잘 찢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고,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비닐봉투 시제품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기존 바이오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는 낙하산과 안전벨트 소재로 쓰이는 나일론과 유사한 수준의 강도로 시중에서 쓰이는 석유계 비닐봉투보다 더 강하다. 또한 시험생산의 성공으로 바이오플라스틱의 소재 자립화가 가능하게 됐다.

2020년 5월 화학硏과 울산시는 개발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을 다중이용시설에 보급 후 회수해 생분해성을 평가하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제품화 및 실증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실증사업에는 국비 총 178억원이 투입돼 오는 2024년 완료될 예정으로 울산시, 화학硏, 울산시설공단, SKC 등 12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한다.

한국화학연구원 봉사동아리 ‘사랑나눔회(회장 이동구 박사)’는 매년 울산지역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해 요셉의 집, 함월노인복지관 등을 방문해 후원금 전달과 배식 및 설거지 봉사를 펼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봉사동아리 ‘사랑나눔회(회장 이동구 박사)’는 매년 울산지역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해 요셉의 집, 함월노인복지관 등을 방문해 후원금 전달과 배식 및 설거지 봉사를 펼치고 있다.

 

◇숨쉬기 편하고 재사용 가능한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도 개발

바이오화학연구센터는 지난 22일 맞이한 ‘제15회 울산 화학의 날’에 또 하나의 빛나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장점을 두루 갖춘 생분해성 N95 마스크 필터가 순수한 국내기술로 화학硏 울산본부에서 개발된 것이다. 이 필터는 한 달 안에 100% 자연분해 되면서 숨쉬기 편하고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하다.

마스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생활필수품이 됐다. 그러나 분해와 재활용이 불가능해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필터가 가장 문제가 된다. 플라스틱 빨대와 같은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져 썩지 않는다. 화학硏 울산 연구팀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기본소재로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테스트 결과, 28일 내에 생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착용 후 숨쉬기도 편하고 재사용도 가능하다. 통상 필터는 코팅 표면 전하(정전기)로 외부물질을 달라붙게 하는 방식과 나노섬유로 체처럼 걸러내는 방식이 있다. 표면 전하를 쓰는 방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필터 기능이 떨어지고, 체로 걸러내는 방식은 그만큼 숨쉬기가 어렵다. 화학硏이 개발한 필터는 두 가지 방식을 혼용해 각기 단점을 보완했다.

◇울산지역 중소기업 R&D 역량 강화·우수인력 양성 힘써

2006년부터 시작한 ‘울산시-화학硏 기술협력사업’을 통해 화학 분야 유망 중소?중견기업의 신규 사업화 아이템을 발굴하고, 기업 애로기술 지원 및 실용화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2020년까지 총 67개의 지역기업을 발굴해 지원했으며, 최근 5년간 고용창출 효과가 120명, 경제적 파급효과는 713억원에 이른다. 또한, 이 연구과제 수행을 통해 화학硏은 최근 5년간 특허등록 100건, 기술이전 61건을 달성했다.

화학硏은 보유하고 있는 우수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R&D 혁신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연구개발 성과뿐만 아니라 기업 기술지원 및 우수인력 양성 등 여러 분야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린정밀화학연구센터 내에 연구실 공간을 확보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입주시킨 후 화학硏의 박사급 연구자를 기업마다 멘토로 연계해 R&D 역량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주는 ‘KRICT 디딤돌사업’과 ‘연구마을사업’ 등을 통해 20여개 기업을 지원해왔다. 특히, 2014년에 입주한 ㈜제일화성은 졸업 후 KRICT 글로벌 히든챔피언 및 산업부 World Class 300으로 선정되어 지역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바 있다.

◇지역사회와의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

국책연구기관 지역조직의 역할은 R&D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산·학·연·관·정·언과의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에서 중심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학硏은 울산에서 RUPI사업단을 통해 화학산업 고도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화학네트워크포럼을 통해 네트워킹을 강화해 왔으며, 언론을 통한 화학산업의 대(對)국민 이미지 제고와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적극 앞장서 왔다.

2009년 4월부터 울산시는 석유화학 경쟁력강화 위원회를 구성해 경제부시장과 울산대 박종훈 교수를 공동 위원장으로, 화학硏 이동구 박사를 RUPI사업단장으로 정하고 석유화학 75개사마다 자문위원(공장장)과 실무위원(기술부장)을 두어 150여명이라는 역대급 인력이 참여해 RUPI사업(울산 석유화학산업 발전로드맵)을 수립하게 된다.

그 결과, 완료된 주요사업들을 보면 석유화학단지 전력인프라 확충 및 정전대책 (1천570억원), 화학단지 스마트 스팀 네트워크 구축 (840억원), 학남정밀화학 소재부품단지 조성 (253억원), 세계 최대 수소타운 조성 (88억원), 울산종합비즈니스센터 건립 (135억원), 화학硏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 준공 (367억원),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 건립 (252억원) 등이 있으며, 통합 파이프랙 구축사업과 통합 물공장 사업, GPS 발전소 등은 현재 진행 중이다.

울산시와 RUPI사업단은 그동안 화학산업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구심점이 없어 고심하던 차에, 2015년 7월 화학산업 각 분야에서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여 온 100여명의 인사들을 모아 ‘화학네트워크포럼’ 창립 및 제1회 포럼을 열었다. 화학기술 융합을 통한 주력산업의 재활성화와 신산업 육성, 울산 화학산업의 미래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화학硏 이동구 박사는 울산제일일보를 비롯한 지역지 등에 정기필진으로 그동안 300여편의 칼럼과 다수의 1인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또한 울산제일일보 독자위원장으로서 화학산업의 중요성과 그 위상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화학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인 이미지 개선을 위한 언론 홍보활동을 독창적으로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봉사동아리 ‘사랑나눔회’는 봉사활동 및 후원금 전달 등 매년 취약계층 어르신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센터는 2017년 울산시장상을 수상했으며 이동구 박사는 2018년 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화학硏 지역조직 울산유치에 성공한 두 주역의 소회

초창기부터 화학硏 지역조직을 울산에 유치하는데 각별한 공을 들인 심민령 울산시 혁신산업국장은 “울산이 최초로 유치한 국책연구기관인 화학硏 울산본부에서 최근 세계적인 연구성과가 연이어 나오는 것을 지켜보노라면 ‘울산시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라 정말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앞으로도 화학硏 본원 및 울산본부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석유화학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강화 및 정밀화학소재산업, 바이오화학산업, 수소산업, 전지산업, 탄소중립 및 탄소자원화와 같은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등 울산 지역 R&D 혁신성장에 화학硏의 더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2007년 화학硏 초대 센터장으로 내려와 15년째 울총(울산총각)으로 지내고 있는 이동구 박사는 “2008년 울산명예시민이 되면서 남다른 자부심과 자긍심으로 신화학실용화센터를 구축하고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를 기획해 어렵게 본 사업을 유치하게 되면서 겪었던 수많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면서 “그동안 겪은 세 명의 울산시장과 일곱 명의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관련부서의 국장, 과장, 사무관, 주무관 등 많은 공무원과 울산지역 국회의원, 대학교수, 언론인, 석유화학 공장장, 중소기업 CEO 등 모든 분에게 이 지면을 빌려 각별한 고마움을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리=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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