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명과 기업의 미래
디지털 혁명과 기업의 미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3.2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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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소비자들은 온전히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 되었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2020년 8월 기준 기업가치 10위권 내 업체를 살펴보면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업체들이거나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다. 이것이 바로 전통 제조기업들이 기존의 비즈니스에 ICT를 융합해야 하는 이유다.

미래에 가장 이상적인 비즈니스는 견적 단계에서부터 수주, 설계, 구매, 생산, 납품, 설치, 회계결산에 이르기까지 업무의 전 과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모니터링이 되며, 실시간으로 손익분석이 가능하도록 관리되는 시스템이다. 바꾸어 말하면 공장과 사무 부문, 그리고 회계까지 연결되어 있는 스마트한 제조현장이 구현되어야 한다.

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선 자체적으로 설비 전문가와 정보화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비와 전산시스템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보완이 필요한데 외부 인력만으로는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여 운영하는 회사라도 제조공정에서 설비 고장이 잦고 생산의 최적화를 위한 작업조건이 관리되지 않으면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설비의 최적화를 위해서는 각종 설비의 상태를 감시하고 생산에서 산출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추출할 수 있도록 센서 등을 부착하는 방법이 있다. 설비나 금형 등에 문제가 감지되는 경우, 사전에 시그널을 준다면 생산하는 도중에 설비를 세우지 않아도 되므로 이로 인한 낭비 등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

농업 분야에서도 이 같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스마트팜 농법이다. 스마트팜(Smart Farm)은 농·림·축·수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단계에서 ICT를 접목하여 지능화된 농업시스템이다. ICT를 이용하여 농작물, 가축 및 수산물 등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관리하며 PC와 스마트폰 등으로 원격 관리할 수 있어 생산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편리성도 높일 수 있다. ICT를 활용한 스마트팜 기술을 통해 온도, 습도, 광량, 이산화탄소, 토양 등의 환경 정보 및 생육 정보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육 단계별로 정밀한 관리와 예측이 가능하다. 또한 수확량, 품질 등을 향상시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으며 노동력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생산비를 절감할 수도 있다.

예컨대, 전에는 작물에 물을 줄 때 직접 밸브를 열고 모터를 작동해야 했다면, 스마트팜에서는 전자밸브가 설정값에 맞춰 관수를 자동적으로 한다. 또 스마트팜은 농·림·축·수산물 생산 정보에 대한 이력을 관리할 수 있어 소비자로부터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스마트팜은 응용 분야에 따라 스마트 농장, 스마트 온실, 스마트 축사, 스마트 양식 등의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일 수 있다.

최근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곳이 있다. 15년간 버려진 옥천터널과 서울 남부터널의 내부 유휴공간을 활용한 스마트 농법으로 24시간 신선한 농산물을 도시에 공급하고 있는 ‘터널 스마트팜’이다. 옥천터널의 스마트팜은 층층이 쌓은 수직농장 구조다. 수직농장은 흙이나 햇빛 없이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이다. 철저히 제어된 환경에서 여러 층의 재배시설을 이용하므로 토지의 활용도가 높다. 온도나 습도, 빛, 농업용수 등은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다. 생산량은 일반 비닐하우스보다 최대 170배나 높다. 날씨와 상관없이 24시간 농작물을 생산하므로 기존 농법에 비해 생산성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이는 미래의 떠오르는 산업으로 도시농업 분야에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좋은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다.

이처럼 제조공장과 산업현장에서 디지털로 변신하는 것은 기업이 지속성장으로 가는 길목이며, 더불어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길이다. 즉 기업의 지속성장 가능성은 디지털 혁명과 직결돼 있다. 기업이 ‘망하느냐? 흥하느냐?’ 기로에 디지털 혁명이 서 있다.

김성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울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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