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쌓임의 가치와 중요성
데이터 쌓임의 가치와 중요성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2.2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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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5일, ‘한국 강살리기 네트워크’는 2021년 2월 6일 전국 42곳에서 동시에 진행한 ‘강·하천 겨울 철새 동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멸종위기종 I급 6종 382개체 등 총 114종 10만 1천823개체를 확인했다. 첫 민간 주도 강·하천 철새 조사라는 의미가 있어 필자도 태화강 조류 조사에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종이 관찰된 지역은 울산 태화강으로, 51종이 확인됐다.

환경부(국립생태원)는 2000년부터 매년 1월 ‘겨울 철새 동시 센서스’를 통해 우리나라의 습지를 찾아오는 겨울 철새의 실태를 파악해 오고 있다. 하지만 200여개 조사 대상지 대부분이 내륙습지나 갯벌이어서 중소 하천이나 강에 대한 조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

철새도래지가 아닌 도심 내 중소 하천에서도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발견되고 있다. 환경부가 갯벌과 강 하구 위주의 보전 정책을 소하천까지 확대해야 하는 이유이다. 환경부가 올해 1월 전국 철새도래지 206곳을 조사한 결과 196종 148만 마리가 확인됐다. 2020년 1월과 비교하면 15만 마리(9.3%)가 감소했다.

2021년 2월 16일, ‘울산 빅데이터센터’가 울산연구원 안에서 문을 열었다. 2020년 7월에 제정된 ‘울산광역시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설치된 기구이다. 센터는 ‘울산형 데이터 댐’의 핵심 거점으로, 공공과 민간의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가공·활용해서 과학적 정책 결정을 지원하며, 시민 누구나 쉽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앞에 소개한 ‘데이터 중심’의 관점에서 2021년 1월에 진행한 울산의 조류조사 현황을 소개한다.

2021년 1월의 영하 기온 일수는 모두 23일이었다. 제일 추운 날은 8일이었고, 최저 기온은 영하 12.2℃였다. 제일 따뜻한 날은 23일이었고, 최저 기온은 9.4℃, 한 달 평균 최저 기온은 영하 2.5℃였다. 1월 중 비가 온 날은 7일(0.2㎜), 21일(0.6㎜), 22일(2.3㎜), 23일(6.3㎜), 24일(0.0㎜), 26일(11.1㎜), 28일(0.0㎜) 등 7일이었고, 총 강수량은 20.5㎜이었다.

〈떼까마귀와 백로의 이소 시각〉은 그 평균이 해뜨기 전 32분과 29분으로 각각 기록됐다.

다음은 떼까마귀의 이소 시각을 관찰한 결과이다. 가장 빨리 이소한 날은 10일이었다. 해 뜨는 시각은 07시 33분이었고, 이소 시각은 06시 55분으로 해뜨기 38분 전이었다. 가장 늦게 이소한 날은 23일로, 해 뜨는 시각은 7시 29분이었고, 이소 시각은 7시 8분으로 해 뜨기 21분 전이었다. 이날 6.3㎜의 비가 내렸다. 떼까마귀는 기온보다 기상의 영향을 받았다.

다음은 백로의 이소 시각을 관찰한 결과이다. 이소가 가장 이른 날은 10일이었다. 해 뜨는 시각은 7시 33분, 이소 시각은 6시 57분으로 해뜨기 36분 전이었다. 이소가 가장 늦은 날은 22일로 해 뜨는 시각은 7시 29분이었고, 이소 시각은 7시 13분으로 해 뜨기 16분 전이었다. 삼호대숲에서 잠을 잔 백로는 모두 36마리였다. 이날 2.3㎜의 겨울비가 내렸다. 최저 기온은 7.1℃였다. 1월의 백로는 기온이 낮을수록 이른 이소 현상을 보였다.

다음은 〈태화교∼삼호교 구간의 조류상〉이다. 일일조사 일수는 31회였다. 그 결과 논병아리목·사다새목·황새목 등 12목, 논병아리과·가마우지과·백로과 등 27과, 쇠오리·말똥가리·후투티 등 50종의 조류 1만9천638마리가 관찰됐다. 우점종은 흰뺨검둥오리로 2천679마리가 집계됐다. 황조롱이(천연기념물 제323-8호)는 6마리가 관찰됐다.

다음은 〈삼호교∼구영교 구간의 조류상〉이다. 조사일수는 주 1회씩 총 4회였다. 10목 19과 35종의 조류 3천913마리가 집계됐다. 큰고니 2마리, 황조롱이 1마리가 관찰됐다. 우점종은 물닭으로 2천557마리(%)가 집계됐다.

다음은 〈구영교∼광천교 구간의 조류상〉이다. 조사일수는 주 1회씩 총 5회였다. 10목 22과 40종의 조류 8천305마리가 집계됐다. 우점종은 떼까마귀로 4천100마리(49%)가 집계됐다.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2호) 3마리, 황조롱이 3마리, 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1호) 344마리, 흰목물떼새(멸종 위기 2급) 2마리가 각각 관찰됐다.

다음은 〈태화강 국가정원의 조류상〉이다. 조사일수는 주 1회씩 총 4회였다. 10목 19과 30종의 조류 1천415마리가 관찰됐고, 우점종은 까치로 560마리(39%)가 집계됐다. 황조롱이 1마리가 관찰됐다.

다음은 〈선암호수공원의 조류상〉이다. 조사일수는 주 1회씩 총 4회였다. 9목 18과 33종의 조류 1천719마리가 집계됐다. 우점종은 물닭으로 297마리(17%)가 집계됐다. 넓적부리는 267마리(15%)가 관찰됐다.

데이터 수집은 책상에 앉아서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계절 아침과 저녁 그리고 일요일이든 눈이 오거나 비가 내리든 가리지 않고 현장에서 발로 걷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손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데이터 수집은 지속적이어야 한다. 결코 수박 겉핥기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조류생태학 박사·철새홍보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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