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정몽준
박근혜와 정몽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1.2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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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총재가 지난 23일 회동했다. 둘이서 나눈 대화 내용이 자세히 공표되진 않았지만 4월 총선과 관련된 부분도 표함 했을 것이란 짐작은 어렵지 않다.

시기적으로 두 사람이 만날 때가 됐다. 서로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만나도록 만들었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직 인수위가 마련한 정부 조직 개편안을 지난 21일 국회에 발의 해 두고 오늘, 내일쯤엔 통과 시킬 예정으로 있다. 신당, 민주당, 민 노당 의원이 국회의석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나라당 내의 친 박 계열 의원들이 비협조적 일 경우 이 당선인의 차기 정부 운영 구상은 초반부터 암초에 부딪히게 된다.

다급하긴 박 전 총재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천 지분 문제를 두고 당내의 불협화음이 더 이상 계속되는 것을 바라 볼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도 부담스럽겠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구정 전에 가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최소한의 결말은 나와야 계파 의원들이 연휴 기간 동안 귀향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당선인의 ‘박근혜 껴 안기’는 물론 차기 정부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박 전 총재의 입장에 서는 차기 대권을 위한 당내 기반 확보 외에 또 다른 요소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박 전 총재에게 가장 부담스런 불안 요소 중 하나가 정몽준 의원이다.

외부적으로 표현을 않았을 뿐 이지 박 전 총재가 이 당선자를 만나야 했던 긴급성은 국회의원 공천 지분 문제 못지않게 이 부분 이였을 지도 모른다.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만 봐도 박 전 총재를 당황시키기엔 충분하다. 입당 한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미국 특사로 정 의원이 발탁 된 것 자체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대외적 인지도, 경험 등을 감안 했다고 하지만 ‘대통령 만들기’에 들인 공로로 따진다면 중국 특사로 가는 박전 총재의 마음이 편안 할 수만은 없다.

이명박 당선인이 정몽준 의원을 미국 특사로 택한 것은 경제적, 대외적 이미지 외에 정치적 고려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선 공약이 경제 살리기 였기 때문에 친 기업적인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정 의원을 보냈다는 얘기는 일 리가 있게 들린다. 그러나 대선 바로 직전에 정 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당선자와 최소한의 눈 빛마저도 없었을 것이란 가정은 무리다.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해도 ‘현대’라는 둥지 속에서 함께 성장한 두 사람 사이에 일종의 ‘전류’는 통했을 것이란 추측은 가능하다. 박 전 총재가 가장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자신에 대한 대항마로 차기 정권이 정몽준 의원을 내 세울 경우 얘기는 간단치 않다는 것이 박 전 총재 측의 생각인 것 같다.

5선 의원에다 실질적 소유주로 있는 현대 중공업은 13년 째 노사 무분규를 기록하고 있다. 노동계로 부터도 크게 반발을 살 만한 허점이 없다는 얘기다. 그동안 무소속으로 있었기 때문에 정치 색깔 논쟁에 휩싸일 위험도 적다.

일정 정도 가능 가능성을 가진 정 의원이 당내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그 영향력은 무시 할 수 없게 된다. 현재 박 전 총재의 고민 속에는 분명 미국 특사로 간 정몽준 의원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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