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메가시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동남권 메가시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2.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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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부산, 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권 지역의 메가시티 광역체계 구축 준비가 한창이다. 과도한 수도권 집중은 비수도권 지역의 인구 유출과 지방 소멸 위험을 초래하여 지역 간 양극화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은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함과 동시에 동남권 지역경제의 기나긴 저성장의 늪을 타개할 반전 카드로 기대된다.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인 동남권 지역은 800만 명에 달하는 인구와 자동차, 조선, 기계, 철강 등 세계적 산업경쟁력을 가진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이 모여있어 지역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글로벌 메가시티로의 도약은 충분히 노려볼만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심장부로서 눈부신 발전을 견인해 오던 동남권 경제는 주력산업이 쇠퇴기로 접어든 데다 R&D(연구개발)와 주요 경영활동의 대부분이 수도권 중심으로 변하는 등 비수도권의 산업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

지역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2011년도와 비교하면, 동남권 지역 수출은 43%(2020년 기준)나 감소했고, 전국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6.6%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여 현재 14%(2019년 잠정치 기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수년간 이어진 1%대의 동남권 지역 경제성장률은 작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마이너스(-1.9%)를 기록하며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절실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메가시티 구축은 침체된 동남권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미래 에너지인 수소산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수소경제권 구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남권 지역은 전국 수소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수소그린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를 조성하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의 수소 인프라를 구축한 울산을 비롯하여 국내 최초로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를 조성해 수소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창원과 액화수소 수출입 및 저장 분야에 강점이 있는 부산 등 개별 도시의 수소산업 경쟁력이 충분하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을 주요 거점으로 R&D 벨트를 조성하고 대규모 수소생산 시스템을 확충하여 수소경제 인프라를 확대하고 이와 연계하여 동남권 전역을 연결하는 수소배관망을 구축(750km), 강력한 수소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면 대한민국이 글로벌 수소시장을 선점하는 데 선봉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는 항만, 철도, 항공이 연계된 동북아 물류 허브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물류산업은 이제 제조·유통업을 지원하는 수송·보관·하역 등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물류관리, 컨설팅 등 서비스 범위가 다양해지면서 고부가가치 창출 산업으로 발전,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지역 내에는 부산항과 울산항, 진해신항 등 국내 대표적인 항만물류 인프라가 이미 구축되어 있어 집적효과가 발휘되기에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물류산업에 대한 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의 접목이 실현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내 유기적인 산업생태계 조성을 통해 물류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스마트 산업단지, 물류 R&D 클러스터, 스마트 물류단지 조성 등 물류거점과 지역 주력산업인 제조업과의 효과적 연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스마트화 및 첨단화 등 물류산업의 전환 속에서 동북아 최대의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어 국가경쟁력 강화의 큰 기반이 될 것이다.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은 동남권 경제 진흥을 위해 조속히 추진되어야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우선, 모든 도시개발의 출발점이 되어야 할 교통망 구축이 선결과제이다. 동남권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기 위해서는 1시간 내 생활권이 가능하도록 유연한 교통연결망이 확충되어야 한다. 수도권에 버금가는 교통 인프라 구축을 통해 동남권 지역의 동일 생활·경제권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완공 시점이 연기된 마산~부전 복선전철의 조기 도입과 양산선(부산~양산), 동해남부선(부산 일광~ 울산 태화강) 등 광역철도망의 확충이 시급하다. 또한 광역 대중교통 통합요금제를 통한 환승 편의 및 이용요금 인하 역시 광역 대중교통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필요하다.

무엇보다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신공항 건설이 절실하다. 지금의 항만 중심의 물류 시스템으로는 동북아 물류 허브 역할을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신남방·신북방 경제를 주도하는 글로벌 물류와 관광의 전초기지가 되어 미래로 나아가는 동남권 메가시티의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신공항의 건설이 조속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동남권 지역은 삼국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행정구역으로서 고난과 역경을 함께 이겨낸 공동체였다. 수도권 일극화로 인한 불균형 심화와 글로벌 시장 속의 치열한 경쟁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하나의 공동체로서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메가시티 구축이 새로운 성장의 동력으로 동남권 지역이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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