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관육성사업’과의 질긴 인연
‘기술사관육성사업’과의 질긴 인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2.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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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누구나 정해진 인연의 시간이 있다. 아무리 끊으려 해도 이어지고, 또 아무리 이어가려 해도 끊어지는 게 인연이다. 정밀화학 기술사관육성사업의 마지막 종합평가를 위한 워크숍이 지난 8일 열렸다. 12년이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을 이어온 과거 인연을 반추하면서 많은 분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먼저, 울산과학대학교(이하 울과대)와의 인연이다. 필자가 처음 기술사관육성사업 운영협의회장을 맡은 때가 2012년 6월이니까 벌써 9년이 되어간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어느날 이상찬 문화체육관광국장(당시 산업진흥과장)이 울과대 회의 참석을 요청해서 아무런 사전지식도 없이 참석했다. 그리곤 그날 덜컥 회장으로 발목이 잡혀 오늘에 이르렀다. 그래도 존경하는 허정석 총장의 재임기간 동안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면서 한편으론 섭섭하기도 하다. 또한, 초대 사업단장이었던 김학성 교수의 열정과 노력도 잊을 수가 없다. 또 지금 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있는 유승민 교수에게도 감사드린다. 당연히 울과대 화학공학과 교수진 여러분의 공이 가장 크다.

둘째, 기술사관육성사업과의 인연이다. 필자는 이전부터 열린교육학부모회장과 아버지회장으로서 청소년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현재 몸담고 있는 직장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화학연구원이다.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기관이 “전문대학인 울과대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안팎으로 의아한 시선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대한민국 산업수도’이며 ‘한국경제의 심장’인 울산은 다른 지역과 사정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기술교육, 직업교육, 산학협력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정밀화학소재 중소기업은 더욱 그렇다. 중소기업은 구인난과 구직난이 함께 공존하는 곳 아닌가. 바로 그 해결사 역할을 우리 기술사관육성사업에서 묵묵히 해온 것이다.

셋째, 우리 학생들과의 인연이다. 2014년부터는 울산공고와 울과대 기술사관 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과 특강 등 요청이 들어오면 거의 빠짐없이 승락했던 기억이 난다. 열과 성을 다해 ‘미래 화학산업의 전망’을 주제로 정밀화학 및 소재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으며, ‘기술사관생도의 자긍심’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을 다잡아 주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은 정년퇴임 했지만, 울산공고 박성렬 교장 선생님과 울산에너지고 이현복 교장 선생님의 요청으로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특강을 하면서 이런 마음을 함께 공유하고자 했던 기억도 새롭다.

넷째, 우리 사업단의 최고 강점이었던 ‘지식나눔 멘토링’을 빼놓을 수 없다. 이전부터 필자가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던 모교의 ‘중동 선후배 멘토링’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다. 대기업 공장장 및 임원 경력의 멘토 NCN 위원들은 멘티인 학생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인성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또한 고교생의 멘토들은 모교 선배로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게 하고, 눈높이에 맞춰 고민 상담과 조언을 해주었다. 멘티는 멘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음과 동시에 ‘꿈 너머에 있는 더 뚜렷하고 확실한 꿈’을 찾아 나서는 계기가 되었고, 멘토는 풍부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회공동체 의식과 끼를 키우고 꿈을 가꾸는 바른 인성 함양에도 역점을 두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기술사관 학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래서 독자위원장으로 있는 지역신문에 칼럼을 내도록 해줬다. ‘무지개떡’이란 대학생 칼럼에 자원한 학생들의 기고문을 10여 편 게재해 주었다. 젊은이들은 무지개처럼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로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용기다. 그것을 아낌없이 글로 표현하면서 꿈을 구체화하도록 했다.

울산의 젊은이들이 무지개 꿈을 마음껏 펼치고 그 꿈이 꼭 이뤄지길 소망한다. 10여년 동안 기술사관육성사업을 위하여 애써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도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기술사관 학생들 덕분에 참 행복했다. 모두 감사할 따름이다.

이동구 본보 독자위원장·RUPI사업단장, 기술사관육성사업 운영협의회장,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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