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최고의 선물은 안전
설날 최고의 선물은 안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2.0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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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목전에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예전 같은 분주함은 없습니다. 설렘도 없습니다. 예년 같았으면, 벌써 백화점과 쇼핑센터, 전통시장은 설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오히려 한산해서 마음이 착잡하고 복잡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만든 생경한 명절 풍경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작년 설 명절에는 마음은 불안해도 고향을 오가는 발길이 묶이지는 않았습니다. 고향을 찾아 가족과 친지를 만나고, 친구들과 즐거운 만남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맛난 음식도 나눠 먹고, 술잔을 주고받을 마음의 여유도 있었습니다. 산소에 가서 성묘도 하고, 봉안당과 납골당을 찾아 인사도 드릴 수 있었습니다. 오가는 길에 편리하게 휴게소에도 들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년 만에 전혀 다른 설 명절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코로나19 사태 탓입니다. 작년 추석 명절에도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조치도 없었고, 휴게소 안에서 식음료를 취식할 수도 없었습니다. 주요 도로 진·출입로마다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이색적인 문구가 추석 명절의 풍경을 대변했습니다. 그래도 추석 명절에는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인에 날씨가 비교적 온화해 밀폐(密閉)된 공간에서 밀집(密集)하고 밀접(密接)할 수 있는 ‘3밀(密)’의 우려가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추석 명절 이후 바이러스 대확산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설 명절은 작년 추석과는 또 다른 상황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재유행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잠시 주춤하던 기세도 종교시설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피로감은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설 명절은 바이러스 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3밀(密)’의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추석 명절보다 추운 날씨의 설 명절에는 실외 활동보다는 실내 활동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방역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백신 접종을 앞둔 상황에서 설 명절을 기점으로 다시 대규모 확진자가 속출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달리 묘수도 없고, 뾰족한 방법도 없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예방에 충실해야 합니다. 신의 한 수가 있다면 기본과 원칙을 따르는 것입니다.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하고,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행동요령을 지켜야 합니다. 가급적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가족과 친지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살피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종식 전까지는 방문과 만남보다는 사랑을 가득 담은 마음과 정성을 나누는 것도 현명한 처세일 것입니다.

울산이 산업도시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천혜의 자연환경이 키운 특산품도 많이 있습니다. 울산배는 물론 강동과 서생 미역도 있고, 한우와 한돈도 있습니다. 장현 일대에서 생산되는 당도 높은 울산 딸기도 좋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가족과 친지들에게는 고향을 찾아뵙지 못하는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울산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선사한다면 생산 농가에는 코로나19 사태 위기를 함께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용기의 원천을 제공하는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함께 사는 상생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지금 거리를 두지 않으면, 어쩌면 더 많은 시간을 만날 수 없고, 고통도 더 깊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백신 접종에 이어 치료제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전까지, 이번 설 명절은 더 조심하고, 더 각별하게 보내야 합니다. 고향 어귀가 눈앞에 어른거리고, 가족과 친지들의 모습이 눈에 밟히더라도 설 명절에 한 번 더 초인적인 자제와 인내를 발휘하여 막바지에 이른 고비를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상님들도 충분히 이해하실 것입니다.

설렘과 분주함 대신 차분한 설 명절을 보내면서 내년에 더 기쁘고 행복한 설을 기약합시다. 최고의 설날 선물은 안전입니다. 안전한 설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안수일 울산광역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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