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제한의 휴유증
산아제한의 휴유증
  • 이주복 기자
  • 승인 2009.04.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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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아제한은 1914~15년 미국의 남녀동권론자 마거릿 생어가 처음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보통 피임은 부부들이 출산 횟수를 제한하거나 임신 간격을 늘이기 위해서 이용된다.

의학적인 면에서 산아제한은 출산이 임산부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경우나 심한 선천적 장애아를 임신할 위험이 클 경우 권장된다.

사회적·경제적인 측면에서 출산을 제한하는 동기는 가족의 생활수준을 유지·향상시키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가족 규모를 줄이려는 이런 경향이 현대에 와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 대부분은 수천 년 전부터 문제시되었던 점이다. 산아제한에 대한 이런 개인적이고 윤리적인 이유 외에도 최근 수십 년 동안 사회적 동기, 즉 인구폭발이라는 동기가 점증해왔다.

이처럼 과거 인구급증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1960년대 말부터 산아제한이라는 정책을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에서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까지 우리나라는 저돌적인 산아제한 정책을 펼쳤다.

여기에다 과거 동원예비군 훈련을 받기 위해 입소했다가 예비군들이 정관수술을 받으면 곧바로 귀향하는 특권까지 부여받았다.

그러나 40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는 인구부족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

급기야 출산장려정책을 펼치고는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이는 자녀들에 대한 과다한 보육비를 비롯 교육비, 양육비가 어려운 경제 현실에서 출산을 장려하기에는 기본적인 문제점이 너무 많다.

여기에다 결혼적령기의 청춘남녀들이 취업난과 맞물리면서 만혼이 유행하는가 하면 더 나아가서는 결혼 기피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출산장려정책은 벽에 부딪쳤다.

아이를 출산한다고 해도 대부분이 남녀직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돌봐 줄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얼마전 울산에서는 ‘한 자녀 더 갖기 운동연합 울산본부’ 발대식이 열렸다.

이는 출산율 회복을 위해 다양한 계층과 연령층을 상대로 저출산 위기 문제를 알리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각종 교육과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몇 일전 TV에서 인기 개그우먼이 지난 2003년 5월에 결혼해 네 번째 얘기를 임신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정말 자랑스럽다. 애국자다. 요즘 흔히들 자녀를 많이 둔 사람을 애국자라 지칭한다.

정말 이들에게 축하의 박수와 함께 시대에 부응하고 국가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지칭해야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산아제한으로 저출산에 성공한 국가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지만 이제는 인구 부족, 저출산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결국 과거 정책이 지나치게 강조돼 현실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적령기에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다복하게 자녀들을 출산, 육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애국심에만 호소한다고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들에게 결혼과 출산의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자녀를 출산하고도 안정된 직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직장 내 보육실과 놀이방 시설, 나아가 교육시설 등을 기업이나 공공기관 모두가 준비해야한다.

출산에 따른 많은 어려움을 해결해 놓고 출산을 장려해야 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닐까.

/ 이주복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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