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J’ ‘인터콥’ 그리고… (上)
‘BTJ’ ‘인터콥’ 그리고… (上)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1.1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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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OO명 추가요~’ 배달음식점에서 새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뉴스에서 싫어도 들어야 하는 소리다. 그 중심에 ‘BTJ’가 있다. 벌써 2개월째다. 혹시 한류스타 ‘BTS’(방탄소년단)와 무슨 관계라도? 천만의 말씀이다. 한동안 속 시원한 해설이 없었는데 새해 들어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 앞자리에 변상욱 대기자(大記者)가 있다. 그는 지금 YTN <뉴스가 있는 저녁>의 앵커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CBS(기독교방송)의 간판기자로 활약했고 이단(異端)·사이비(似而非) 종파에 대해서도 대가(大家) 수준이다. ‘BTJ’가 ‘Back to Jerusalem’(=예루살렘으로 돌아가자)의 약자라는 사실도 지난 4일 밤 KBS의 ‘더 라이브’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그렇다면 ‘BTJ열방센터’란 어떤 곳이고 ‘인터콥’은 무슨 단체란 말? 이 의문도 여러 사람의 증언이 풀어주었다. BTJ열방센터는 경북 상주에 있는 기독교선교단체 ‘인터콥’의 합숙훈련센터다. 그리고 ‘인터콥’(InterCP International)은 서울에 본부를 두고 1983년에 설립된 초교파적 선교단체로, 이 단체의 설립자 최바울 선교사가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기독교 종교법인 전문인국제선교단’으로도 불린다.

‘초교파적’(超敎派的)이란 말이 처음엔 그런대로 어울렸다. 그러나 지금은 ‘신앙적 변이(變異)’를 일으킨 탓에 적지 않은 기독교 교단들이 관계를 끊거나 멀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콥에 대한 개신교계의 반응은 ‘예장통합- 참여금지’, ‘예장합동- 교류금지’, ‘성결- 예의주시’라는 MBC-TV 자막이 잘 전해준다. 다만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몸담았던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만은 예외라고 알려져 있다. MBC는 13일자 ‘뉴스데스크’에서 ‘신천지보다 더 위험’이란 자막을 곁들여 ‘인터콥’과 ‘BTJ열방센터’를 파헤친 바 있다.

차제에 ‘BTJ열방센터’란 명칭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 ‘열방’(列邦)은 ‘세상 모든 나라와 민족’을 뜻하는 성경 용어로, ‘인터콥’이 해외선교단체임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列邦’을 발음이 같은 ‘列方’으로 바꿔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있다. ‘코로나19를 전국 각지[列方]에 뿌리고 다닌다’는 비난성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더 라이브에서 들려준 변상욱 앵커의 증언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난입, 민주주의의 심장을 마구 짓밟은 세력 중에는 ‘프라우드 보이스’란 극우단체 외에 ‘큐어넌(QAnon)’이란 극우단체 회원도 섞여 있었고, 이 단체가 한국의 ‘인터콥’과도 신앙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

MBC, YTN을 비롯한 언론매체들은 그 이유로 최바울 인터콥 선교사의 설교내용을 곧잘 인용한다. “백신을 맞으면 그들의 노예가 된다”거나 “유전자가 조작된다”는 말이 그것이다. 지난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A목사는 “인터콥은 왜곡된 극단적 종말론과 음모론을 펼친다. 세상 역사가 하나님과 사탄의 전쟁이라고 본다”면서 이를 ‘잘못된 성경 해석’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또 “음모론은 사탄을 섬기는 비밀단체가 전 세계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세상을 지배하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라며 “중동 지역과 이스라엘에 복음을 전하다 보면 예수님이 다시 오실 것이고, 이로써 (사탄과의) 전쟁을 끝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 게이츠를 ‘적(敵)그리스도’의 징표로 보고 문재인정부를 ‘사탄을 섬기는 단체의 하수인’이라고 믿는 이 놀라운 종교단체. BTJ열방센터를 다녀간 신도들의 신분을 애써 감추고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불응하게 만든 것도 이들의 그릇된 신앙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下편으로 이어짐)

김정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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