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융합특구의 입지 下
도심융합특구의 입지 下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1.1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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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혁신도시가 당초에 목표로 삼았던 ‘혁신클러스터’는 지역 발전을 선도할 진정한 신성장 동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울산은 2015년 말 이래로 인구감소가 멈추지 않아서 우려된다.

한편, 제조업 중심의 울산의 산업구조도 21세기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 그마저도 조선업 침체에서 보듯이 1960, 70년대에 정부 주도로 조성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이기 때문에 노후화와 구조조정 앞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처럼 울산의 자랑인 제조업도 상황이 어렵지만, 상업을 비롯한 교육, 문화, 의료 등 서비스산업의 고급 일자리는 다른 광역시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구의 사정은 더 절박하다. 중구는 울산시의 5개 구·군 중 유일하게 국가산업단지조차 없고, 행정구역 면적도 가장 좁은데다가 그 절반 정도가 그린벨트에 묶여 있다. 특히, 중구는 적어도 지난 1천여 년 간 울산의 중심이었지만, 70년대 이후 아무런 대안이나 보완책도 없이 관내에 있던 시청, 군청, 세무서, 버스터미널, 철도역, 백화점 등을 모두 역외로 이전시키는 바람에 ‘발전’보다는 ‘역성장’을 해 온 곳이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뒤늦게나마 혁신도시 입지가 중구로 결정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하지 않은가. 제한된 자원을 활용한 발전 전략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며, 가장 여건이 열악하면서도 잠재력이 높은 곳을 특구로 개발하는 것이 성공의 요체다. 중구는 울산 역사의 원점으로 잠재력이 풍부하지만, 잘못된 정책으로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다. 우정혁신도시 역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상과제다. 그리고, 특구는 문자 그대로 도심으로 결정될 때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역 인재의 유출을 막고, 외부 인재까지 흡수하기 위해서는 특구는 외곽지역에 신도시로 조성해서는 안 되며, 이미 젊은이들이 찾고 있는 기존 도심이나 그 인근이어야 한다. 공간적으로 보면 중구는 관내에 울산테크노파크, 정밀화학연구센터, 폴리텍대학 등이 있고, 동쪽으로는 오토밸리, 서쪽으로는 울산대와 울산과학대, 유니스트가 축을 이루고 있다. 또한 중구에는 성남동과 옥교동의 전통 상업인프라가 있고, 울산을 대표하는 역사자원과 문화가 있다.

지금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의 시대라고 한다. 인구가 줄어들면 공간의 크기도 줄여야 할까. 아니다. 오히려 공간의 질을 높여야 한다. 기존 도심의 재생을 통한 특구 개발이 특히 중요하다. 도심이 살아야 도시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도심융합특구의 입지가 중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혜경 울산광역시 중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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