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신경마비와 구안와사는 다른 질환?
안면신경마비와 구안와사는 다른 질환?
  • 김보은
  • 승인 2021.01.0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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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제일병원 신경과 김상화 과장“더이상 노년층에게만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김상화 과장이 진료를 보고 있다.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김상화 과장이 진료를 보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환경적인 요인들의 영향으로 구안와사 혹은 안면신경마비의 발병 원인이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면서 발병 연령대 또한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 과거에는 안면마비 질환이 50대 이후 노년층에서 자주 발병하는 질환이라고 여겨지곤 했지만 지금 30대부터 다양한 연령층에서 나타나고 있다.

다음은 안면신경마비에 대해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김상화 과장과 함께 알아본다.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와사풍 모두 같은 병

한쪽 얼굴에 마비가 와서 입이 돌아가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 것을 안면신경마비라고 한다. 눈을 위로 치켜뜰 때 이마에 주름이 잡히지 않고 눈썹이 쳐지거나 “이” 소리를 내라고 하면 입 꼬리가 처지면서 입이 반대쪽으로 돌아가고 코와 입 사이의 깊은 주름은 보이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입이 돌아갔다’는 우스개소리로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실제로 입이 돌아간 구안와사증상은 임상 현장에서 꽤 자주 접하게 되는 환자군이다. 눈과 입이 삐뚤어지고 기울어진다는 뜻인 구안와사는 안면신경마비의 증상과 전혀 차이가 없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와 구안와사, 와사, 와사풍은 모두 같은 병을 말한다.

◇가장 많은 원인 질환은 ‘특발성 안면신경마비’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안면신경마비 중 가장 많은 원인 질환이 바로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이고 이를 의학용어로는 벨마비라고 한다.

벨마비의 발생원인에 대한 가설로는 바이러스 감염, 허혈성 혈관질환에 의한 마비, 당뇨에 의한 혈관 장애, 다발성 신경염, 자가면역성 질환 등이 있고 이 중 단순 헤르페스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유력하다.

안면마비의 다른 원인으로는 대상포진바이러스가 안면신경의 주행경로에 있는 무릎신경절을 침범해 람세이-헌트증후군이 발생하는데 이는 얼굴마비뿐만 아니라 외이도와 입인두의 점막에 수포가 나타나고 얼굴이 마비되며 흔히 청신경도 침범돼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안명신경마비 시작 증상 두통·귀 통증 등 다양

안면신경마비의 시작 증상은 다양한데 두통이나 편측 귀 통증이 먼저 오기도 하고 양치할 때 물이 편측 입술 사이로 새는 경우, 편측 눈을 감기가 뭔가 불편하거나 덜 감겨서 세수를 할 때 눈에 물이 들어가거나 하는 경우, 거울을 보다가 눈이나 팔자주름이 비대칭으로 나타나는 등 얼굴 비대칭이 발견될 수 있다.

편측 눈에서 눈물이 자꾸 나거나 편측 시야가 좀 흐리게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심하면 편측 미각 이상이 오기도 하고 눈이 지속적으로 심하게 감기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2차적인 눈 각막 손상(시력 손상)이 올 수 있다.

이명, 어지럼증, 현기증이 동반되거나 이마에 주름이 잘 잡히지 않는다거나 미각이 떨어지고 발음이 부정확해진다.

뇌졸중과 증상이 비슷한데 이를 구분하는 방법은 신체의 한쪽이 마비되거나 잘 움직이지 않으면 뇌졸중일 가능성이 많고 이 증상이 얼굴에 주로 발생하면 안면신경마비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뇌졸중의 경우는 이마의 근육이 거의 정상이지만 안면신경마비의 경우 이마의 근육 또한 마비된다.

?◇전형적 증상에 벨마비 진단… 비전형적일 경우 MRI 고려

진단은 전형적인 안면신경마비의 증상이 있으면서 얼굴마비를 일으킬 만한 다른 원인이 없고 외이도에 대상포진병터가 없으면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인 벨마비로 진단한다.

비전형적이거나 다른 신경학적 이상증상이 보일 경우에는 안면마비를 일으키는 다른 질환들을 감별하게 위해 몇 가지 혈액 검사와 필요시 뇌나 측두골 자기공명영상(MRI)도 고려해볼 수 있다.

완전마비인 경우 신경마비의 상태와 예후를 판정하기 위해 안면신경의 전기신경 검사인 신경흥분성 검사, 최대자극 검사, 신경전도 검사 등을 연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청각기능의 검사로 순음청력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 등골반사검사, 누액분비검사, 타액분비검사 등은 국소진단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전산화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는 필요 없으나 감각신경성 난청이 동반된 경우와 최근에 안면신경마비나 외상이 있었던 경우 방사선 검사인 HRCT와 MRI가 필수적이다.

?◇벨마비 60~70% 저절로 회복… 회복 늦어지면 후유증 남을 가능성

안면신경마비의 치료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얼굴마비가 발생하면 눈이 불완전하게 감겨서 각막이 건조해지고 이물질에 의해 손상을 받기 쉽다. 낮에는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거나 안대를 사용하여 눈을 보호하고, 물리요법으로 마비된 근육에 대해 마사지를 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약물요법은 스테로이드제 및 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해 안면신경 손상 부위의 염증반응과 부종을 감소시킨다. 가능하면 발병 후 즉시, 늦어도 4일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수술요법의 경우는 벨마비 및 람세이 헌트 증후군에서 안면 마비의 정도가 급격히 나빠져서 검사 상 심한상태가 되면 발병 후 7일 내에 외과적으로 안면 신경 감압술을 시행하는 것이 예후가 좋다.

벨마비는 약 60∼70%가 저절로 회복된다. 자연적 회복은 두 가지 경과를 취하는데 첫째는 증상이 빨리 좋아지는 경과를 보이는 것으로, 약 10일 안에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고 평균 1.5개월 만에 완전히 회복된다.

둘째는 회복이 늦어지는 경과이며 2개월 정도 지나야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안면 근육 쇠약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그렇지만 예후를 좋게 하기 위해서는 발병 후 늦어도 4일 이내에는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내원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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