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중심 울산 미래교육 원년… 현장 속으로 들어가겠다”
“학생중심 울산 미래교육 원년… 현장 속으로 들어가겠다”
  • 정인준
  • 승인 2021.01.0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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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노옥희 울산시교육감학생중심 교육은 교사에게 수업 온전히 돌려주는 것‘부패와의 단절’ 청렴 시스템 정착 통해 교육혁신 시작보편적 교육복지로 안전망 확대·평등한 교육기회 보장생태환경교육 대전환·디지털 교육기반 준비도 박차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왼쪽)이 본보 정인준 부장과 2021년 신년 대담을 나누고 있다. 	장태준 기자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왼쪽)이 본보 정인준 부장과 2021년 신년 대담을 나누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시교육청 노옥희 교육감은 신년 인터뷰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도 울산교육의 변화와 성장을 응원해주시고 함께 해주신 울산시민 여러분과 학부모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새해에는 한 발 더 다가가 소통하고 공감받는 교육행정으로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행복한 울산교육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첫 마디에서 노 교육감은 “올해부터 학교 현장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현장 속으로’는 시교육청과 노 교육감이 올해 시작하려는 ‘교육혁신’의 시작점이다. 이를 이해하는 데는 최근 노 교육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단초를 엿볼 수 있다.

-담임교사, 신규교사,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30대 여교사 등 처지는 다르지만 학생과 관리자와의 관계, 행정업무로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없는 문제, 육아시간을 제대로 가지지 못해 울먹이는 여선생님.

-교육청에서 현장교사들의 업무를 덜어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라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이 현장 교사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는 문제, 입시와 현실에 맞지 않는 고교학점제로 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도 힘들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 정책 이해가 부족한 관리자...

-현장 교사들에게 직접 듣는 이야기들은 절실합니다. -12월 19일

노 교육감은 지난 임기동안 65회에 거쳐 ‘교육감 만남의날’ 행사를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왔다. 최근엔 학교현장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는 행보가 부쩍 많아졌다. 이렇게 수렴된 의견들이 올해부터 ‘교육혁신’으로 펼쳐진다.

올해 울산시교육청의 아젠다(agenda)는 ‘학생중심 미래교육 원년’이다. 이 아젠다를 위한 실천적 방법이 ‘현장 속으로’다.

노 교육감은 “학생중심 미래교육을 시작하려면 수업을 온전히 교사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한 후 “교사들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해 ‘학생중심 미래교육’을 열겠다”고 밝혔다. 육아시간을 제대로 가지지 못해 울먹이는 여선생님의 애로사항을 직접 해결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패와의 단절 통해 ‘교육혁신’ 에너지 확보

그렇다면 그동안 무엇을 했길래 왜 올해가 ‘학생중심 미래교육 원년’인가. 노 교육감은 지난 임기동안 ‘부패(비리)와의 단절’을 이뤄냈다. 교육행정의 투명성, 인사의 공정성 등 청렴문화를 시스템화 시켰다. 역대 교육감 대부분이 비리에 연루돼 낙마했기 때문에 ‘부패와의 단절’은 노 교육감의 최우선 목표였다.

이러한 목표가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면서, 이는 ‘교육신뢰’로 이어져 새로운 ‘교육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는 평가로 나타나는 데, 시교육청은 지난해 국민권익위로부터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평가 2년 연속 최우수 1등급, 종합청렴도 평가 2등급 등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최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소기의 성과를 통해 이젠 하고 싶었던 ‘교육혁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게 시교육청의 아젠다에 내포된 함의다.

노 교육감은 “교사가 육아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업을 자율학습으로 돌리고 행정업무를 보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노 교육감은 교사업무경감을 위해 ‘2021년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업무정상화 기본계획’을 추진한다. 강북·강남교육지원청에 설치한 ‘학교업무지원센터’ 역할을 확대하는 한편 전체 학교에 ‘교무행정전담팀’ 구성을 의무화 했다. 교사들을 행정업무에서 최대한 배제해 공문서 작성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사들의 수업역량도 강화한다. 단위학교 또는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교사연수를 교육연수원으로 일원화 한다. 전문적인 연수가 기획돼 보다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

특히 교사들이 교육연구를 위해 만든 전문적학습공체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노 교육감은 “교사들이 자존감을 갖고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학생중심 미래교육의 출발점은 교사로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보편적 교육복지와 촘촘한 교육복지 통해 교육의 기회 균등 보장 추구

‘학생중심 미래교육’의 출발점이 교사로부터 시작된다면, 직접 당사자인 학생들에게는 ’보다 촘촘한 교육복지‘로 구현된다.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코로나19 상황은 새로운 ‘학생중심 교육’의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교육격차’라는 당면과제를 현실로 맞닥뜨렸다. 교육격차는 ‘부(富)의 양극화’ 현상에 동조했다. 코로나19는 저소득층에 더 가혹했고, 중산층의 생활 수준을 하향화 시켰다. 교육계에서는 생활수준이 교육의 기회 저하로 이어지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보편적 교육복지를 통해 교육의 기회를 차별 없이 제공하는 게 지상과제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시교육청과 노 교육감은 지난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6개월 앞당겨 완성해 냈다. 전국 최초 ‘교육재난지원금 1·2차 지급’은 보편적 교육복지를 통해 코로나19가 가져온 가계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또 교육복지우선학교 등을 선제적으로 확대해 저소득층 학생들의 밀집도가 높은 학교에 생활지원과 학업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촘촘한 교육복지를 실현했다. 올해부터는 강남·북교육지원청과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보다 촘촘한 교육복지를 추구한다.

노 교육감은 “지난해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학생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졌다”며 “보편적 교육복지와 함께 더욱 촘촘한 교육복지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하는 노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의 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가치로, 시교육청은 지난해 교육부 ‘교육의 희망사다리 복원영역 우수 교육청’에 선정됐다”며 “올해부터는 시교육청이 자체 개발한 ‘다듣영어’와 같은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해 공교육 영역에서 교육의 기회를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고육의 영역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해 교육격차를 해소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변화하는 교육환경 반영 미래교육 준비

교육혁신은 미래교육에 대한 준비다. 노 교육감은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학생중심수업 혁신 △성인지 패러다임 변화와 생태환경교육의 대전환 △학교 자치활동 활성화와 평화로운 교육공동체 조성 △디지털 교육기반 미래학교 준비 강화 등 4가지 역점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중 성인지 패러다임 변화와 생태환경교육 대전환, 미래학교 준비 등은 변화하는 사회상과 교육환경의 변화 등이 적극 반영됐다. 노 교육감은 “코로나19 상황을 격으면서 교육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원격수업에 필요한 디지털 교육환경, 생태환경교육 대전환 등 학생중심 미래교육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변화하는 교육환경은 새로운 갈등 요소로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해 주체들이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합리적 의사결정을 통해 갈등을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2022년 교육감 선거 출마 여부 시기상조… 교육혁신 매진”

끝으로 노옥희 교육감은 인터뷰 중 2022년 교육감 선거 재선출마에 대해 묻자 “선거는 아직 1년 반 가까이 남아 있어 지금 시점에서 출마 여부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지난 2년반 동안 성과도 많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기 때문에 당장은 교육혁신에 매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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