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울산문화계, 올해 다시 훈풍 분다
침체된 울산문화계, 올해 다시 훈풍 분다
  • 김보은
  • 승인 2021.01.0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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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지역 문화계 전망
반구대 암각화 우선등재목록 이달 중 재심의
박상진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사업·다큐 제작
21세기 미래형 미술관 ‘시립미술관’ 연내 개관
지역예술인 창작지원금·대관료 지원범위 확대

2021년 울산문화계는 의미 있는 한해를 보낼 전망이다. 반구대 암각화 발견 50주년, 박상진 의사 순국 100주년, 울산박물관 개관 10주년이 되는 해이면서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울산시립미술관이 연내 개관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예술인을 향한 지원도 확대돼 코로나19로 1년 가까이 침체의 늪에 빠졌던 지역문화계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반구대 암각화가 올해로 발견 50주년을 맞이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촬영한 반구대 암각화 전경.
반구대 암각화가 올해로 발견 50주년을 맞이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촬영한 반구대 암각화 전경.

 

◇ 반구대 암각화 세계유산등재 올해는 성과 나타날까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는 1971년 12월 25일 문명대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등이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찾아낸 뒤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했다. 올해는 그로부터 50년째를 맞이하는 해로 국제학술대회와 세계유산등재 추진 등으로 반구대 암각화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한다.

무엇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건 반구대 암각화가 속한 대곡천 암각화군의 문화재청 우선등재목록 선정여부다. 지난해 2월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우선등재목록 선정이 보류된 뒤 보완작업을 거쳐 12월 중 재심의가 있을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무산됐다.

시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다시 문화재위원회의 재심의가 계획돼 있다. 현재 답변을 다듬으며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암각화 발견 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개최 1억2천만원, 국내외 자료분석 5천만원, 세계유산등재 기반 마련 학술연구 3억원 등의 예산을 투입해 세계유산등재에 힘을 싣는다. 이 중 국제학술대회는 향후 울산박물관으로 이관돼 분원인 암각화박물관이 전담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 박상진 의사 순국 100주년 각종 기념사업 추진

올해는 울산 출신의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1884~19 21) 의사가 순국한 지 100년째를 맞이하는 해기도 하다. 박상진 의사는 광복회 총사령을 지내며 항일 투쟁을 전개한 인물이다. 만주 지역에 무장 독립운동을 위해 학교를 세워 운영했고 일본인 고관이나 친일 인물 처단을 목표로 독립운동을 하다 1918년 체포돼 1921년 8월 13일 37세의 나이로 생을 달리했다.

지금까지 울산에선 박상진 의사의 생애를 주목한 뮤지컬, 단편영화 등이 제작돼 그의 희생과 고귀한 정신을 기려왔다. 순국 100주년인 올해는 시 예산 1억500만원을 들여 기념추념식, 학술대회, 캐릭터공모전, 출판기념회 등의 기념사업이 펼쳐지고 순국 100주년 다큐멘터리도 만들어진다. 울산박물관도 순국 100주년 특별전을 선보여 울산시민에게 박상진 의사의 정신을 알릴 준비를 하고 있다.

◇ 울산박물관 열돌 맞아 5개년 발전계획 수립

2011년 개관해 열돌을 맞이한 울산박물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년보다 예산이 줄면서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치르진 못하지만 추진하는 사업 전반에 기념비적인 의미를 담아내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달부터 내부 토의를 거쳐 박물관 5개년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개관 10주년 특별전은 소장유물 가운데 일명 ‘명품’ 유물만 골라 울산시민에게 선보인다.

울산박물관은 오는 9월까지 프랑스 라로셸박물관에서 진행하는 국외교류전 ‘반구대 고래, 라로셸에 오다’의 외국 순회전시 가능 여부를 협의 중이다. 프랑스 파리 1군데 정도에서 더 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최근 2종 박물관으로 등록한 약사동제방유적전시관은 아직 직제 개편이 되지 않아 당분간 박물관 산하기관으로 현 상태를 유지하되 홍보를 강화해 약사동제방유적의 중요성을 관람객과 공유한다. 이밖에도 코로나19 장기화를 대비해 유튜브, 박물관 홈페이지에 온라인 콘텐츠를 보강하는 등 더 많은 콘텐츠를 준비해 동남권 거점 박물관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울산시가 올해 제1회 울산국제영화제를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프레 페스티벌 진행 모습.
울산시가 올해 제1회 울산국제영화제를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프레 페스티벌 진행 모습.

 

◇시립미술관 개관·문화도시 마지막 도전·국제영화제 1회 개최

건립공사 착공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울산시립미술관이 마침내 12월 말 개관한다. 현재 오는 8월 준공을 목표로 건립공사를 하고 있고 서진석 시립미술관 추진단장을 필두로 개관 준비도 차례로 이뤄지고 있다. 시립미술관은 참여와 공유의 21세기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한다.

컬렉션 중심의 미술관 브랜드 구축을 위해 소장품을 구입하고 체험상설전, 특별전 등 첨단 미디어아트 개관전시를 준비한다. 또 1~2월 미술전문 전문가 5~7명으로 구성된 임기 2년의 작품가격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대별, 양식별 작가와 작품 학술 연구를 진행해 울산미술사를 정립하는 울산미술 기초자료 조사 및 연구용역을 실시한다.

아울러 울산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예비 문화도시 지정에 마지막 도전장을 내민다. 문체부는 내년까지 총 4차에 걸친 공모를 통해 약 30개의 문화도시를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법정 문화도시가 되면 최대 5년간 10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12월 3차 예비사업 대상지까지 발표한 상태로 4차 문화도시 공모만 남겨놓았다. 시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에 2억원을 책정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문화도시 지정에 마지막으로 도전할 방침”이라며 “문화도시 타이틀을 얻지 못하더라도 울산시는 ‘문화도시’를 지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는 지난해 12월 열린 프레 페스티벌보다 예산 3억원을 더 확보해 10억1천300만원으로 제1회 울산국제영화제를 추진한다. 개최 시기는 아직까지 미정이다.

신규 사업으로 오는 4월 29일 세계 춤의 날을 맞아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2박 3일간 춤 페스티벌도 개최할 예정이다.

2019년 제작된 박상진 의사를 소재로 한 영화 ‘만찬’ 촬영 모습.
2019년 제작된 박상진 의사를 소재로 한 영화 ‘만찬’ 촬영 모습.

 

◇공연장 임대료 지원범위 확대 등 예술인 실질적 지원방안 마련

코로나19로 각종 공연과 문화행사가 중단돼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지역예술인은 한시름 덜게 됐다.

시는 올 상반기 예술활동증명등록을 완료한 가구원 소득합계 중위소득 170% 이하 문화예술인 창작안정 융자 이자와 창작장려금 지원을 전년보다 2배 늘렸다. 융자 지원은 1인 최대 50만원씩 40명, 창작장려금은 1인당 300만원씩 100명을 지원한다.

공연장 대관료 지원사업은 지원 범위를 넓혔다. 지원 대상을 지역 공연예술전문단체에서 동호회까지 확대했고 지원 공연장도 울산 소재 공연장 전체로 변경했다. 울산 소재 공연장에서 공연할 경우 대관료 70%를 지원해 단체는 회당 100만원(연 5회), 동호인 회당 50만원(연2회)을 받는다. 대신 부족한 공연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2016년부터 소공연장 예울, J아트홀 등을 시가 임대해 운영하던 사업은 중단했다.

더욱 실질적인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오는 3월부터 8일까지 울산예술인 실태조사를 시행해 복지증진계획도 수립한다. 예술인 현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창작여건, 생활실태, 복지수요 등 조사로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고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도출한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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