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2021년, 국민이 만들자!
희망찬 2021년, 국민이 만들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1.01.03 2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대한민국호가 힘차게 출발했다. “소는 말이 없어도 열두 가지 덕(德)이 있다”라는 속담이 있다. 소는 성질이 급하지 않아 웬만한 일에는 쉽게 놀라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예로부터 소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야수파 화풍으로 그림을 그린 이중섭 화백의 ‘흰 소’가 먼저 떠오른다. 평소 소를 좋아했던 그는 우직하고 성실한 소를 한국인의 성격에 빗대어 그렸다. 흰 소는 백의민족을 의미하며, 피골이 상접한 모습은 6·25 전쟁 이후 먹고 살기 힘들었던 상황을 표현했다. 하지만 아무리 순한 소라도 자신에게 적의를 품거나 해를 끼친다고 느끼면 뿔과 힘으로 상대방을 무섭게 공격한다.

고마 해라!

길 잃은 쥐가 어두운 미로를 무작정 헤맨 경자년이었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것이 묻혀버린 2020년이었다. 그리고 영화 ‘친구’의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대사를 자주 웅얼거린 한해였다. 정부 부동산정책의 연이은 실패로 인한 집값 폭등과 전세대란. 늘어나는 폐업과 실업자에 세금폭탄까지. 550만 자영업자의 목을 옥죄는 최저임금 과속인상과 경직적 주 52시간 근무제. 점점 국내에서 회사를 운영하기 힘들게 몰아가는 각종 규제와 제도. 게다가 쉴 새 없이 터지는 권력층 비리와 눈꼴사나운 쌈박질. 오로지 ‘내로남불’과 ‘니 탓 내 탓’만을 외치며 일방 독주하는 정치판. 이제 제발 그만 하자.

대다수 국민은 하루하루 사람 만나는 게 두렵고 꽉 끼인 KF94 마스크로 숨쉬기조차 불편하다. 참으로 지치고 힘든 삶에 혼란과 두려움은 날로 더하고 있다. 확실한 백신도 확보하지 못했고, 치료제도 없는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하루에 천명 이상 늘어간다. 이미 저녁 9시 이후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 거리는 더 을씨년스럽다. 그래도 국민의 힘을 모아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 정부만 쳐다보지 말고 우리 스스로 헤쳐 나가자. 철저한 개인위생 준수와 방역지침 실천이 바로 백신이며 치료제다. 우리 민족은 위기 때마다 국민 지성을 발휘하며 축적한 성공 DNA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단디 해라!

홍수로 갑자기 불어난 급류 속에 소와 말이 빠지면 소는 살아 나오는데 말은 익사한다. 헤엄에 능숙한 말은 빠른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으려 발버둥 치다 결국 지쳐 죽고 만다. 그러나 수영에 서투른 소는 굳이 급류를 거스르기보다 그냥 거대한 물살에 몸을 맡긴 채 떠내려가다 강둑이나 건물을 만나면 발을 딛고 나와 목숨을 건진다. 소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이다. 역경과 환란을 한탄하며 불평불만으로 마냥 시간과 에너지를 소진해선 안 된다. 오히려 긍정적인 사고로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끈질김으로 위기 속에 나타날 기회에 소망을 두는 소의 지혜를 발휘하자.

새해엔 무엇보다 경제회복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울산은 ‘울산형 뉴딜 사업’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 위기 속에서 오래전부터 제조업 이후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노후 상수도관 정비 등 스마트 클린워터 사업부터 해상풍력발전과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자동차도 포함됐다. 잘 추진되면 울산 산업지도가 새로이 바뀐다. 또한, ‘2050년 탄소중립’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깨끗하게 생산된 전기와 수소의 확대적용 및 디지털 기술과 연계한 에너지 효율 향상도 필요하다. 아울러 탈(脫)탄소 미래기술 개발 및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실현도 강화해야 한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탄소중립은 꼭 가야 할 길이다. 온 국민의 전향적 사고와 능동적 혁신이 요구된다.

환경변화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사람을 일컬어 우리는 “소처럼 일을 잘한다”고 칭찬한다. 2021년은 보궐선거와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 더욱 혼란스러운 해가 될 듯하다. 이럴수록 ‘우생마사(牛生馬死)’의 교훈을 국민 개개인 마음에 새기자. 신축년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순박, 성실, 인내, 근면의 덕을 지닌 흰 소로부터 삶의 지혜를 물려받아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길 소망한다. 국민이 희망을 만들어 나가자!

이동구 본보 독자위원장·RUPI사업단장 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