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베푸는 연말이 되길
나누고 베푸는 연말이 되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12.1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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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사랑의 온정을 나누자는 캠페인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자선단체가 본격적인 모금운동을 벌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운동이 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 구세군 자선냄비, 적십자회비 등이다. 물론 울산지역에도 이들 단체가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고 예년에는 언제나 목표치를 초과하는 성과를 보였지만 올해는 아무래도 사정이 다른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전하는 온정마저 얼어붙게 하고 있다. 특히 계속되는 경기 침체 속 기업과 개인의 기부 후원이 줄어든 데다 대면접촉 제한으로 각종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도 뚝 끊겨 기부단체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을 위해 전 국민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국민성금을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세대주, 개인사업자, 법인, 단체, 기타 희망자를 상대로 지로, 간편결제, 가상계좌, 인터넷, ARS 등을 통해 회비를 받고 있지만 접수 상황은 매우 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 7일부터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는 구세군의 자선냄비 역시 거리모금 등에서 기부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 구세군 울산자선냄비본부는 중구 성남동 뉴코아아울렛,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거리 모금을 진행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되면서 도심지 유동인구가 줄고, 기부민심도 얼어붙고 있다.

가장 큰 모금단체인 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도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2021 나눔 캠페인’의 울산지역 나눔 온도는 17일 현재 14도로 7대 광역시 가운데 하위권을 맴돌고 있어 항상 목표를 초과달성하며 매년 목표를 상향조정해온 것과 비교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처럼 각종 자선단체들의 기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제활동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삶이 어려워지고 있고 기부의 절대적 목표를 감당했던 기업들도 위축된 경기로 선뜻 기부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기부를 가장 위축시키는 요인으로는 아마 경제활동의 위축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2단계로 지역의 식당가는 저녁 9시면 대부분 영업을 중지하고 시민들의 발길도 완전히 끊어지기 때문에 도심은 한산하다기보다는 무서운 도심으로 변한다.

연말이면 송연회를 비롯한 각종 모임으로 붐벼야할 식당가는 이미 불이 꺼져있고 행인마저 찾아보기 힘들어져 도심의 활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다 사회적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갈등만 부추기고 있는 정치권의 행태도 한몫을 하고 있다. 국민들은 안정된 사회적, 경제적 생활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남을 도울 여유를 갖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현 상황의 경제적 어려움이나 정치적 갈등은 어려운 이웃을 돌볼 수 있는 최소한의 여유마저 앗아갔기 때문이다.

예부터 우리 국민들은 남을 돕고 더불어 살아가며 정을 나눌 줄 아는 국민이었다. 기부는 받는 사람보다 기부를 하는 사람이 더 기쁘고 행복하다고 한다. 남을 위한 기부는 쓰고 남는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쓸 것의 일부를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다. 행복은 혼자 누릴 때보다 함께 나눌 때 더욱 충만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갑자기 추워진 날씨만큼이나 힘겹게 살아가는 어려운 이웃들의 생활은 더욱 혹독해지고 있다. 우리의 기부와 나눔의 실천이 줄어든다면 날씨마저 차가워진 지금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은 더욱 커진다. 삶의 무게에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안겨줄 수 있는 아름다운 기부천사들의 온정 넘치는 손길을 기다리며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지치지 말고 다함께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는 경자년 연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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