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상황에도 희망을 떠올리자
위기의 상황에도 희망을 떠올리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12.1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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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 되면 크고 작은 이슈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지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단어만 맴돈다. 새해의 설렘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로 발생한 이후 올해가 몇 손가락밖에 안 남은 지금까지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경북대 언어정보연구센터(연구책임자 남길임 교수)의 ‘코로나-19 신어의 수집과 사용 양상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관련된 신조어가 300개 이상 생겼다. 지난해 12월부터 10개월 동안 77개 인터넷신문의 코로나19 관련 제목과 본문을 수집해서 분석한 결과다.

300여 개의 신조어 가운데 136개가 전문용어였다. 그중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 재난기본소득, 아동돌봄쿠폰, 긴급청년수당 등 복지 분야의 어휘가 57개에 달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용어들이다.

일반어 178개 가운데는 ‘비대면(언택트)’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행위가 반영된 어휘가 65개나 됐다. 집콕족, 랜선운동, 랜선술자리 등으로 코로나 이후에 완전히 달라진 일상생활이 반영된 용어들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불안과 우울, 분노를 그대로 보여주는 신조어도 있다. 피로나 두통 등 일상적인 증상에도 코로나19의 감염을 의심하는 ‘상상 코로나’,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코로나 블루’, 코로나 우울을 넘어서 극심한 분노나 과잉반응이 나타나는 현상인 ‘코로나 앵그리’를 비롯해 멘탈 데믹, 불안 케어, 코로나 보릿고개 등이 그것이다. 우리의 정서가 코로나19로 인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이다.

최근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우리 사회가 또다시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위기 상황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떠올려야 한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전염병은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항상 극복의 대상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3대 전염병으로 꼽혔던 콜레라, 천연두, 홍역이 있었다. 고종 16년인 1879년경 일본으로부터 한국에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콜레라는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에 치사율이 80~90%로 추정될 정도로 심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치사율이 1%에 불과할 정도로 위험성이 높지는 않다.

조선시대 후기에 창궐한 천연두는 2주를 버티면 회복이 됐지만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도 크게 유행해서 1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세계 곳곳을 초토화시켰던 천연두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해지면서 1977년을 끝으로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홍역은 현종 9년인 1668년에 대유행이 일어나 많은 사람이 죽었으며, 숙종 33년인 1707년에는 평안도에서 발생한 홍역으로 인해 사망자가 수천 명에 달했다는 기록이 있다. 홍역도 1962년에 대대적인 예방접종을 실시하면서 공포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코로나19도 이제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이 12월 초 세계 최초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후 미국, 유럽 등지를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내년 1분기부터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추진 중이며, 국내 제약업체인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는 정부로부터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았다. 백신이나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개발에서부터 상업화까지 일반적으로 10년 이상 소요되는데 1년도 안 되는 유례없이 짧은 수준으로 단축시켰다.

내년 이맘때쯤에는 한 해를 돌아보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퇴근 후 술 한 잔을 기울이거나 가족과 함께 자유롭게 여행을 갈 수 있는 일상을 되찾은 것에 감사하고,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세계 조선업 시장이 회복돼 ‘조선업의 도시 동구’가 부활한 것들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홍유준 울산 동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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