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자원화특구 사업’의 성공을 기대하며
‘이산화탄소 자원화특구 사업’의 성공을 기대하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12.0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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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음식물쓰레기 탈리액(脫離液)의 해양투기가 중단된 후 지자체가 안고 있는 고민과 폐단은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진행형이다. 20여 년 전 이산화탄소 교토기후협약이 체결된 뒤 2019년 현재 한국은 세계 8번째 에너지 소비국이 되었지만 아직도 이산화탄소에 대한 실질적 대응책이 없는 실정이다.

위 두 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가 언젠가 실제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지 못하고 안이한 자세로 진정어린 고민을 하지 않았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 점,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이산화탄소 처리를 위해 대기 속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 중의 이산화탄소를 고체 상태로 전환해 해저에 보관하는 방법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막대한 예산과 또 다른 이산화탄소 배출원이 되는 고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해저 매립은 환경 측면을 고려하지 못해 포항 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지열발전사업처럼 매우 큰 부차적 환경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그 대안 사업에 최근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자원화 규제자유특구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명실상부하게 민·관이 합동으로 이뤄낸 큰 성과로, 앞으로 후손에게 조금이나마 체면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석회부존국이라는 우리나라도 그동안 시멘트 및 철강용으로 양질의 석회석을 마구 채굴, 사용하는 바람에 고품위 원료인 석회석이 점점 더 고갈되어 가고 있다. 그런 시점에 이산화탄소 자원화 특구 사업은 해당 산업부문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석회석을 높은 온도에서 일정시간 소성한 후 복잡한 공정을 거쳐 얻어지는 고급 탄산칼슘은 공정 자체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고에너지 공정을 요하는 제조법이다. 이 제조법은 일본, 스위스 등 선진국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몇몇 제조업체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각종 제조원가 인상으로 이를 부원료로 삼는 2차 제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자가격 상승 구도가 계속 이어져 왔다. 하지만 이번의 특구 사업으로 탄산칼슘 수요업체의 원가부담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수입제품의 대체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철강부산물을 비롯해 발전소에서 대량 발생하는 광재 및 석탄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양이 배출되고 있고, 이제 그 양이 재사용을 넘어 매립 한계치에 다다를 순간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

이산화탄소전환탄산화물인 탄산칼슘의 제조 및 산업기초소재 사용을 위해 그동안 국내에서도 많은 노력들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사업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등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자원화 특구 사업은 그동안 많은 부문에서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애쓰고 각 분야에서 많은 어려움을 헤쳐 온 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낼 수 있을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들과 연구기관 및 제조업체는 2년여 동안 혼연일체가 되어 실증사업을 진행해 왔다. 세계 많은 나라가 부러워하는 독자적 기술로 이산화탄소 자원화의 길이 순탄하게 열리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한기현 네오그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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