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11.1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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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9일은 세계 아동학대 예방의 날(the world day for the prevention of child abuse)이다.

아동학대 문제를 환기하고 예방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여성세계정상기금(WWSF)에 의해 2000년 11월 19일 제정됐다. 이 날이 되면 국제 NGO와 함께 '노란 리본 달기 캠페인'을 실시하며, 매년 11월 1일부터 19일까지는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폭력 예방을 위한 19일의 행동 주간'으로 정해 관련 캠페인을 시행한다. 우리나라는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돼 시행 중이며, 따로 2012년 ‘아동복지법’에 의해 11월 19일을 ‘아동학대 예방의 날’로 제정,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동학대 문제는 국내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다. 특히 울산도 아동학대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지역 못지않게 아픈 기억이 많다.

울산에서는 계모가 의붓아이를 살해한 사건이 2008년, 2013년, 2014년에 걸쳐 세 번 일어났다. 물론 모두 다른 가정의 다른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다.

2008년 계모 오선미(당시 30세)는 의붓아들인 우영진 군(당시 6세)을 집에서 저녁을 먹던 중에 말을 듣지 않는다며 폭행해 다음날 숨지자 우 군의 시신을 종이상자에 넣고 경주까지 간 다음 버려진 드럼통에 시신을 유기하고 인근 주유소에서 구입한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2013년 울산에서 아이의 아빠와 불륜 관계를 갖고 동거하던 여자가 동거한 남자의 딸 이서현(당시 8세) 양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 이 사건이 공분을 산 것은 서현 양이 학교에서 소풍을 가는데 보내 달라 하자 마구 폭행해 갈비뼈 24개 중 무려 16개가 부러지는 치명상을 입고 부러진 갈비뼈에 폐를 다쳐 숨을 거두었다.

2014년에는 울산 중구에 사는 김모(46, 여)씨가 입양한 아이(사망 당시 25개월, 여)를 철제 옷걸이 지지대로 머리, 엉덩이, 다리를 수십 차례 때려 이 과정에서 쓰러지면서 문과 바닥에 머리를 여러번 충돌해 뇌출혈로 숨졌다. 김씨는 사망 전에도 식사 중 침을 흘린다며 손으로 머리를 치거나, 매운 고추를 탄 물을 마시게 하거나, 샤워기로 온 몸에 찬물을 뿌린 학대 행위도 밝혀졌다.

이처럼 잔혹하게 어린 아이를 학대해 사망케 한 것은 본인의 인성에도 문제가 있지만 가정의 문제가 많았다.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적극적인 가해행위뿐만 아니라 소극적 의미의 단순 체벌 및 훈육까지 아동학대의 정의에 명확히 포함하고 있다.

이는 아동의 복지나 아동의 잠정적 발달을 위협하는 보다 넓은 범위의 행동으로 확대해 신체적 학대뿐만 아니라 정서적 학대나 방임, 아동의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나 환경, 더 나아가 아동의 권리보호에 이르는 매우 포괄적인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최근 들어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어린이들을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 등에 어린이를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린이를 위탁받아 보호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어린이 학대사례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몇 일전 6살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허벅지를 짓밟은 울산 동구 어린이집 보육교사 3명과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는 원장 1명이 검찰에 기소됐다.

이처럼 아직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어린이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해아동 구제를 위한 프로그램 운영과 아동학대 신고 활성화를 위한 신고자 보호제도 보완, 관계부처 및 지자체·전문가 중심 추진 상황 등을 점검해 아동학대 방지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확인과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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