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주거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청년층 주거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10.1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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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외국인을 제외한 북구 인구가 21만8천903명으로 중구 인구 21만8천862명보다 41명 많아졌다. 이처럼 중구의 인구가 북구에 뒤진 것은 지난 1997년 광역시 승격으로 북구가 출범한 이후 만 23년 만에 처음이다. 북구에는 현대자동차와 효문, 이화 등의 산업단지가 있고, 신규 도시개발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구 설립 당시 10만 여명이던 인구가 23년간 배 이상 늘어났다. 만 4년 넘는 기간 인구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울산에서 북구의 인구 증가는 유일하다. 이제 중구는 인구 규모로 남구, 울주군, 북구에 이어 4위로 밀려났다.

중구 구정 기본통계를 참조하면 2018년 9월말부터 올 9월말까지 24개월 동안 무려 1만4천579명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혁신도시 개발이 완료되어 인구 증가가 기대되는 이 시점에 중구 인구가 이처럼 크게 줄어든 것은 중구에서 한창 진행 중인 도시재개발 사업 때문으로 보인다. 북구와 달리 중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사업 준공과 입주가 시작될 때까지는 기존 주민을 모두 이주시키고 살고 있던 건축물을 철거해야 하는데, 재개발 사업 규모가 커서 인구 감소가 더욱 두드러진다.

예를 들면 도정법에 의한 주택재개발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복산지구는 주민 이주와 건축물 철거가 완료 단계이고, 북정지구 역시 곧 기존 건축물 철거와 함께 주민 이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우정지역주택조합이 2018년에 사업승인을 받은 뒤 착공한 상태이고, 우정리버힐스, 다운지역주택조합 등 2곳이 사업승인을 받았다. 또 옥교동 한마음, 우정동, 학성동, 우정동뉴시티 지역주택조합 등 4곳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뒤 사업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이들 재개발 사업이 순차적으로 준공이 되면 중구의 인구는 분명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복산, 북정, 우정지구는 모두 울산의 역사적, 문화적 중심인 구도심 구역으로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은 물론, 태화강 국가정원, 성남동과 옥교동 같은 전통 상업지역과 도보권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떤 주거지역보다 매력적이기 때문에 분양과 재정착 관련 고민은 적어 보인다.

그러나 조금 넓은 관점에서 보면 울산의 인구 감소를 피하기는 어려운 만큼 당장 재개발로 인구가 줄고 있는 중구로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 이유는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요소가 허약하고 남구와 동구, 울주군에는 일반대학이 있지만 중구에는 없기 때문이다. 성남동과 옥교동 상권도 그나마 구매력이 있는 대학생과 청년층에게는 삼산동보다는 매력이 뒤진다. 게다가 울산에는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일자리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내용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2019년의 경우 전입자에서 전출자를 뺀 울산시의 인구 순이동을 보면 75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고르게 인구 유출이 있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15세?29세 구간이 전체 인구 유출의 57%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매년 고졸자의 절반 이상이 대학 진학을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나고 있고, 또 보다 매력적인 직장을 찾아서 청년층들이 울산을 뒤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이 울산을 떠나지 않고, 또 타 지역의 젊은이들이 울산을 찾아서 정착하도록 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최근 울산시도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15일 TF에서는 제1차 관련정책회의를 열고 주거 지원, 출산 지원, 일자리 지원, 생활사회간접자본 연계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주거 지원이라고 본다. 울산에는 과거 고도성장 과정에서 각 기업이 일자리와 함께 임직원에게 사택을 제공해 주거안정과 정착을 이끌었던 독특한 역사가 있다.

이제부터라도 울산시는 물론 중구도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주거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본격 고민해야 한다. 집은 나와 내 가족의 뿌리가 된다. 또한 쉼터이며, 재충전의 공간이다. 주거안정 없이는 결혼도 출산도 기대하기 어렵고, 좋은 직장마저도 매력을 잃게 만든다. 청년들에게 뿌리내릴 공간을 파격적으로 제공하자.

강혜경 울산 중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생활환경 학술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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