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향한 발걸음, 자궁경부암 예방 첫걸음
산부인과 향한 발걸음, 자궁경부암 예방 첫걸음
  • 김보은
  • 승인 2020.10.05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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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박용희 전문의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박용희 전문의가 환자에게 자궁경부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라우메디병원 산부인과 박용희 전문의가 환자에게 자궁경부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25세 여성 A씨는 고민이 생겼다. 일이 바빠 오랫동안 미루다 큰 마음 먹고 시행한 자궁경부암 검진에서 이형성세포가 발견됐고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도 있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기 때문이다. 혹시나 자궁경부암은 아닐지 걱정이 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에 덜컥 겁이 났다. 반차를 쓰고 조직검사를 위해 산부인과로 향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자궁경부암 10만명당 14명 발생 ‘미국보다 3배↑’

자궁경부는 자궁의 하부 3분의 1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질과 연결됐다. 자궁경부는 자궁의 입구에 해당하는데 이곳에 악성 종양이 생기면 자궁경부암이라는 진단을 내리게 된다.

자궁경부암의 대부분은 10여년에 걸쳐서 상피내 종양의 단계를 거쳐 천천히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 중의 하나이며 특히 아시아나 남미 등 개발도상국에서 높은 발생빈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한때 가장 흔한 여성암이었다. 발생률은 10만명당 14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최근 선별검사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보급으로 발병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의 3배, 일본의 2.5배로 높은 편이다(중앙암등록본부 2018년).

최근 첫 성경험의 평균 연령대 저하와 성생활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자궁경부암의 전단계인 상피 내 종양은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자궁경부암 증상 질 출혈, 혈성 분비물 등이 대표적

자궁경부암은 오래 전부터 연구가 많이 된 암이다. 그 만큼 다양한 치료방법이 존재한다.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한다면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병기가 올라갈수록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다고 하더라도 완치율은 급격하게 감소하기 때문에 초기에 자궁경부암을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의 증상은 질 출혈, 혈성분비물, 성관계 후 발생하는 질 출혈 등이 대표적이지만 단순한 질 분비물이나 분비물의 악취 증가 등과 같이 타 질환과 구별이 힘든 증상을 나타내기도 하고 무증상인 경우도 있다.

따라서 성관계 경험이 있는 모든 여성은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 암 검진에는 자궁경부암 검진이 포함돼 있다. 자궁경부암 국가 검진의 대상은 만 20세 이상의 여성으로 2년에 한번 국가 암 검진이 가능하다.

◇자궁경부암 발병위험 낮추기 위해선 ‘HPV 예방접종’·‘금연’ 필수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방법 중에 하나로 예방접종이 있다. 정확한 명칭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이다.

자궁경부암의 80% 이상이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획득하는 예방접종을 시행하면 발생빈도와 확률을 70% 정도 낮출 수 있다.

2016년부터 국가 예방접종사업에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을 시행해서 만 12세인 여아들의 인유두종 바이러스 무료접종사업이 시작됐다. 어린 나이에 접종할수록,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 접종할수록 예방의 효과가 좋아 적절한 예방접종 계획을 세워야 한다. 백신을 접종한 이후에도 2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또 하나 더 있다. 바로 흡연이다. 현재 흡연을 하고 있거나 과거 흡연을 했던 여성들의 경우 고등급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의 발생빈도가 2~3배 더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연 역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선 중요하다.

◇“가벼운 병 키울 수 있어… 더 많은 여성 산부인과 찾길”

산부인과는 여성들이 가장 발을 들여놓기 힘든 병원 중의 하나다. 검진이 필요한 것은 알지만 가려고 하니 어쩐지 부끄럽고 선뜻 산부인과로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일까, 조기에 진단을 할 수 있는 선별검사가 있고 조기 진단을 통해 가벼운 치료로 완치할 수 있는 병을 키워 뒤늦게 병원의 문을 두드리고 힘든 치료를 견뎌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산부인과로 향하는 한 걸음을 빨리 내딛기를 기원한다.

정리=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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