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외국인과 함께 살아가야 할 곳
대한민국은 외국인과 함께 살아가야 할 곳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8.25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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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은 행복한 정착을 위해, 외국인근로자는 희망찬 미래를 위해, 외국인유학생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배우기 위해 저마다 꿈을 안고 한국 땅을 찾는다. 10여 년 전 90만 명이던 외국이주민이 지금은 250만 명을 넘어섰다. 서로 다른 기대를 안고 한국을 찾아온 외국이주민들은 이제 어엿한 한국사회의 구성원, 우리의 이웃이 되었다.

울산외국인센터는 지난 몇 년간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외국인을 만나 인터뷰를 했지만 한국은 아직 이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이주민들은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한국에 오기를 끊임없이 희망한다. 대부분 자국의 매스컴에서 보았듯이 한국을 멋진 나라로 인식한다. 어떤 외국인은 유학이나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찾지만 일부 외국인에게 한국은 적응하면서 버텨야 할 곳이다. 외국이주민들이 한국의 모습을 바라보는 인식도 거주하는 외국인 수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산업도시의 메카 울산에도 4만여명의 외국이주민들이 여러 지역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본 센터도 일부 지역주민들의 외국인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편견을 바꾸기 위해 울산경찰과 유관기관들의 도움으로 여러 가지 사업을 함께 벌이고 있다.

예를 들면, 이질적 문화차이에서 오는 결혼이주여성과 한국인 남편의 갈등이나 아동학대 등을 계도하고, 결혼식을 못 올린 결혼이주여성들에게는 전통혼례식을 올려 안전한 정착을 도와준다. 외국인이주민들과 환경미화·방범활동은 물론 쓰레기분리수거교육도 같이 한다. 코로나19 방역활동 때는 그들의 주거공간도 같이 보살펴 호응을 받기도 한다. 지역민과 함께하는 노래자랑대회는 화합을 다질 뿐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 노래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한류를 체득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경찰 협조 사업도 적지 않다. 중부경찰서의 도움으로 낙후된 센터 교육시설(빔프로젝트·TV)을 개선해 외국인이 노출되기 쉬운 보이스피싱 등 사기범죄,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예방교육을 하고, 북구지역치안협의회에서는 순찰조끼, 신호봉을 지원받아 외국인 방범순찰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외국이주민이 건강한 지역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협력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이민정책의 선진국 영국, 독일은 인종차별에 대한 처벌이 엄격하고, 이민정책의 후발주자 일본은 조례제정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화된 사회는 외국인 혐오나 인종차별과 담을 쌓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외국인 혐오’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나라 독일은 형법에서 ‘특정 인구집단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거나 그들에 대한 폭력적·독단적 조치를 요구하는 행위, 특정 인구집단을 모욕하거나 악의적으로 비방해 타인의 인간적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인종갈등, 민족갈등, 종교갈등은 아직 미약하지만 소수집단인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의 증가로 차별과 편견 문제는 이제 새로운 사회적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갈등이 더 깊어지기 전에 서로 화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시민교육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외국이주민들에게는 한국사회의 구성원, 새로운 시민이라는 의식을, 지역민들에게는 서로의 차이가 ‘틀림’이 아닌 ‘다름’을 뜻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다문화사회에서 나타나는 인종, 민족, 종교 등 사회문화적 다양성에서 비롯되는 차이와 다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가치 있게 여기며, 서로 존중하는 시민의식을 심어주자는 것이다.

최근 울산경찰에서는 ‘아동에게 동심을, 여성에게 안심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동이 보호받고 여성이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심심(心心)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기회가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없는지 한 번 더 꼼꼼히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울산외국인센터는 외국이주민과의 사회적 공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울산중부경찰서에 무한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삼성 (사)울산외국인센터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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