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시민단체 ‘평화나무’
기독교 시민단체 ‘평화나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8.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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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 확산의 덤터기까지 쓰고 있는 전광훈 목사(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 얘기만 나오면 물고 늘어지는 기독교 시민단체가 있다. ‘사단법인 평화나무’란 단체다. 이 단체는 최근 사랑제일교회 주변의 소상공인들을 대리해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사랑제일교회 때문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나면서 애먼 상인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그러니 반발이 만만찮다.

<한국 종교가 창피하다>의 저자이자 이 단체를 이끄는 김용민 대표를 겨냥해 ‘한국 교계를 무너뜨린다’거나 ‘교회 평화를 해치는 평화나무’라고 날을 세우는 그룹도 다수 존재한다. 사실 평화나무가 ‘무너뜨리기’를 시도한(고발한) 교회는 한둘이 아니다. 빛과진리교회, 새로남교회, 명성교회, 중앙교회, 여수은파교회, 부산영락교회, 치유하는교회, 온누리교회, 세계로교회, 사랑침례교회에 이르기까지 차고 또 넘친다. 신도 4천을 헤아린다는 전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도 당연히 그 대상이다. (출처: 한국 교계를 무너뜨리는 평화나무, 그들의 실체와 목적은?)

그를 콕 집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 ‘블로그 LOU’는 지난 5월 9일자 글에서 이렇게 꼬집었다. “평화나무는 가짜뉴스를 모니터링해서 미디어 활동을 하고 사법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자신들의 ‘주관적인’ 생각을 시민들에게 주입시키는, 거짓된 뉴스를 실제인양 언론화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그들이 하는 일은 ‘자극적인 소재’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평화나무의 김 대표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다. 그는 홈페이지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평화는 새로운 평화”라며 “가짜 평화를 끝내고 진짜 평화를 실현하겠다”고 주장한다. “혐오·차별·불평등이 일소되는, 종교가 평화와 사랑의 중심이 되는, 한반도와 전 세계의 분쟁을 타파하는, 그런 세상을 열겠다”고도 한다. 얼마 전에는 KBS의 심야 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활동가를 보내 ‘코로나19의 온상’을 떠올리게 하는 사랑제일교회의 예배실태와 전 목사의 설교내용을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블로그 LOU’는 이렇게 대응했다, “최근 △△교회에 대해 ‘인분 먹인 교회’, ‘체벌하는 교회’ 심지어는 ‘그루밍’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자극적인 기사들을 내고 있다. 교회의 입장은 단 한 줄도 적지 않은 채 말이다.” 평화나무가 찍어 내리기로 작정한 교회의 하소연이나 해명은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의 표출로 보인다. 

그러나 평화나무는 그럴수록 더 예리하게 날을 갈기에 바쁘다. 이 단체 소속 박종찬 기자의 8월 20일자 비존칭 기고문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광훈에 동조하는 건 누구?>란 글에서 그는 ‘지만원, 신의한수, 크리스천투데이, 기독일보’를 한 통속으로 몰아갔다. “전광훈 씨가 15일 열린 8·15 집회 연단에 올라 발언까지 하면서 보석조건을 무시했다는 지적과 함께 방역체계마저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극우채널에서는 여전히 전광훈 씨를 옹호하고 추켜세우기에 바빴다.” 중간제목도 자극적이었다. <5·18 왜곡 지만원, “전광훈은 자신을 희생한 사심 없는 목사”> <전광훈과 공생관계 유튜브 ‘신의한수’> <김진홍 목사 내세워 전광훈 집회 옹호하는 크리스천투데이> 따위가 그런 본보기들.

옛 어른들의 말씀에 “어느 게 암까마귀인지 수까마귀인지…”라는 말이 있었다. 판단이 분명하게 서지 않을 때 곧잘 쓰셨던 말씀으로 알고 있다. 필자도 그렇지만, 아직은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정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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