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여성
일하고 싶은 여성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8.2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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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 도종환의 ‘담쟁이’ 중에서.

취업상담사는 여성 한명을 취업시키기 위해 스무 번도 넘게 전화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 여성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긴 기다림의 시간을 쌓는다. 도종환의 ‘담쟁이’에 나오는 벽처럼 일하기 어렵게 만드는 벽과 같은 상황이 여성에게는 많다. 자신감이 없어서, 자녀가 어려서, 본인의 나이가 많아서 등등 일하기 어려운 상황을 열거할 때 취업상담사는 여성을 배려하며 함께 손잡고 어려운 상황을 넘으려고 노력한다.

한 여성이 여성회관 중부새일센터에서 자동차시트 미싱사 직업교육훈련을 받았다. 여건이 어렵지만 경력단절여성이 마침내 일자리를 얻게 되면 취업상담사는 업무가 고되어도 보람이 커서 힘듦을 잊는다고 한다.

한 고비를 넘으면 또 한 고비가 찾아온다. 어렵게 취업한 여성은 늦은 나이에 미싱 기술을 배우다 보니 참 힘들고 후회된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초보라서 불량도 많이 내 혼이 나기도 했으나, 그럴 때마다 취업상담사의 따뜻한 위로의 말에 힘을 얻고 다시 일어났다. 초보자지만 한 땀 한 땀 연구하며 미싱 일을 하다 보니 나중에는 손동작이 자연스러워지고 힘도 덜 들어갔다. 함께 취업한 동료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이유로 퇴사했지만, 최소 3년은 경력을 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배우는 과정에서 자세를 낮추고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지금도 ‘넌 잘 할 수 있어. 파이팅! 오늘도 수고 많았어!’라고 자신에게 외치며 힘들지만 참고 견딜 것이라고 한다. 그 여성은 여성회관 중부새일센터의 직업교육훈련생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수박을 사들고 와서는 수고해준 취업상담사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중부새일센터는 2009년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회관을 새일센터로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다. 센터 소속 취업상담사 6명과 직업상담사 2명은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취업상담, 직업교육훈련, 인턴지원사업, 취업후사후관리까지 종합적인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장기간 직장을 떠나있었던 여성이 인턴 경험을 통해 취업 후 직장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인턴십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여성의 구직 욕구와 기업체의 구인 수요를 조사하여 맞춤형 직업교육훈련 과정을 매년 7-8개 과목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울산지역 맞춤형 직종으로 자동차시트 미싱사와 자동차 선바이저 봉제원 과정을, 여성친화 직종으로 고객센터 전문컨설턴트 과정과 노인시설사회복지행정사무원 과정 그리고 기업비서 및 일반사무원 과정을 준비했는데 어떤 교육이 끝났고 어떤 교육은 진행 중이다. 공동주택관리회계사무원 과정, 창의융합코딩전문강사 과정, 원어민영어강사 과정은 8월, 9월, 11월 개강할 예정으로 모집 중이다.

중부새일센터는 다양한 직업교육훈련 과정과 구직·구인 상담을 통해 여성들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베이스캠프로서, 취업 연계를 위해 적극 힘쓰고 있다. 전년도에는 취업자 수 1천662명, 인턴십 지원 126명, 직업교육훈련 158명 등의 실적을 낸 바 있다. 그 결과 ‘2019년 새일센터 평가’에서 중부새일센터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지난 6월 2일 여성가족부장관표창을 받는 영광도 얻었다. 앞으로도 중부새일센터는 경력단절여성 등 미취업여성들이 용기를 내어 도전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하며, 함께 할 것이다.

지창완 울산여성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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