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네트워크포럼 5년의 발자취
화학네트워크포럼 5년의 발자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8.0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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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내린 폭우로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 행사 시작을 앞두고 비는 그쳤다. 제27회 화학네트워크포럼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날 포럼에선 울산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곡용연지구에 추진되는 안전관리·전력·공업용수 등 3대 프로젝트가 발표됐다. 루피(RUPI) 사업은 울산 석유화학산업 발전로드맵 사업을 뜻한다. 2015년 7월에 태어난 화학네트워크포럼이 어느덧 창립 5주년을 맞이하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하나의 포럼이 5년을 지속성장해 왔다는 건 쉽지 않다. 울산의 화학산업인들이 힘을 모아 소통하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석유화학산업도 위기상황이며, 향후에도 수요가 위축되고 유가 변동 등 대내외적인 환경변화로 인해 수출여건이 더욱 악화되리란 전망이다. 루피 사업단은 화학산업 재활성화에 필요한 유망 분야를 선정하고 대일 무역역조 개선 및 한중 FTA 대응책을 수립해왔다. 또한 주력산업과의 융합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공단의 안전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잠시 지난날을 돌아보겠다. 2009년 10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회 녹색화학포럼이 출범하면서 필자가 석유화학산업 고도화를 주제로 기조발표했다. 이때부터 울산 석유화학단지가 준공한 날을 기념하여 ‘대한민국 화학산업의 날’이 10월 30일로 지정된다. 다음해인 2010년 12월, SK에너지 대강당에서 300여명의 관계자들을 녹색화학포럼에 초청하여 총괄책임자인 필자가 루피 사업 100대 액션플랜을 전국에 알리게 된다.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하고 가슴이 벅차오른다. 화학과 관련한 최초의 국회 포럼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2015년 4월, 당시 정갑윤 국회부의장을 상임대표로 하는 미래화학융합포럼이 국회에 다시 출범해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에 울산은 5월에 정갑윤 국회부의장을 한국화학연구원 울산본부로 초청하여 공장장 간담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울산과 국회를 연계할 포럼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루피 사업단에서 제안한 액션플랜들이 정책으로 반영되고 실제로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선 연결고리가 필요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 화학네트워크포럼이다. 필자가 준비위원장을 맡아 고심 끝에 5개 분과를 구성하고 5년 동안 26차례 포럼과 10여 차례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역동적으로 활동해왔다. 지금 많은 성과들이 속속 드러나 매우 뿌듯하다.

울산 국가산단 지하배관 통합안전체계 구축 사업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다. 매설된 지 사오십 년이 지난 지하배관의 안전진단은 현재 3차년도 사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지하배관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통합안전관리센터도 이미 국비를 확보하고 부곡용연지구에 들어설 예정이다. 석화단지를 대상으로 한 통합 파이프랙 구축 사업도 국비를 확보해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의 이러한 안전 관련 사업들은 화학네트워크포럼이 수차례에 걸쳐 포럼 주제로 내걸어 심층 토론하고 정책을 건의하여 전국으로 널리 알린 결과다.

2018년 8월에 열린 제18회 포럼에서는 ‘울산 식수와 공업용수 이슈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다뤘다. 수자원의 합리적인 재분배만 이뤄진다면 울산을 포함한 영남권 전역에 1급수의 맑은 물 공급이 가능하다는 제안과 석유화학단지의 사업장별로 설치된 공업용수 처리시설을 통합하는 사업으로 원가 경쟁력을 크게 높인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를 적극 추진한 결과, 최근 지자체 간 협업으로 시민의 깨끗한 식수 및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의 동시 해결을 앞두고 있으며, 새로 조성되는 부곡용연지구에 통합 물공장 건설로 인한 안정적인 공업용수 확보 등 가시적인 성과 달성도 눈앞에 다가왔다.

울산 석유화학산업은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의 선두마차며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최근 국내외 어려운 환경여건에도 에쓰오일이나 SK가스 등이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는 등 다시 활기를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창립 5돌을 맞이한 화학네트워크포럼은 울산 화학산업 발전사와 궤를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주년을 맞는 그날까지 루피 사업과 화학네트워크포럼의 노력은 계속된다.

이동구 본보 독자위원장·RUPI사업단장·한국화학연구원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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