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대화와 양보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진솔한 대화와 양보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 이주복 기자
  • 승인 2009.03.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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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재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에 대항할 수 있는 적임자를 뽑기 위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후보단일화는 결국 수포로 돌아간 것 같다.

4·29 울산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간 3차에 걸친 후보단일화 실무협상에서도 단일화 안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실무협상단은 지난 25일 두 차례에 걸친 협상과 26일 협상에서도 쟁점사항인 민주노총 조합원, 비정규직, 지역여론 등의 비율 배분의 폭을 합의하지 못했다.

진보신당은 당초 민주노총 조합원, 비정규직, 지역주민 여론조사를 3:3:4로 하자는 안을 냈으나 이날 협상에서 민주노총조합원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의사반영 비율이 동등하게 반영되고 비정규직 의사반영을 여론조사 방식으로 한다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즉 민주노총조합원, 비정규직, 주민여론 반영비율을 3.5:3.5:3으로 하자는 내용으로 조정한 안을 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조합원(비정규직포함)과 주민여론 8:2의 비율을 민주노총조합원 비율 8중 비정규직 반영비율을 30%로 조정한 안을 냈다. 민노당의 이 같은 안은 민주노총조합원과 비정규직, 주민여론 반영비율이 5.6:2.4:2가 되는 셈이다.

이처럼 양당 모두 약간씩 양보한 안을 내놓은 것은 시민들에게 그래도 희망을 보여주는 듯 했으나 결과는 민주노총이 정한 시한을 넘기고 끝내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를 두고 진보신당은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 반영비율을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비정규직 반영비율을 조합원 반영비율과 비교할 때 56:24로 지나치게 낮게 반영한 것은 한국사회의 진보정당이 가야할 가치와 대외명분으로 봤을 때 올바르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민주노동당은 실무협상과 관련해 26일 24시까지 등록시한이 정해져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 직접투표에 진보신당이 비율문제를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유감이지만 조승수 후보가 수용의사를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조승수 후보가 수용할 의사가 진심이라면 일단 오늘 등록을 하자고 제안했다.

양 진영은 협상의 결렬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이 과연 진보진영의 모습인지는 의문스럽다.

상당수의 시민들의 이들의 주장을 두고 이해보다는 각자에게 유리한 점만을 고집하는 아전인수 격의 협상이 성사될 것이라고 쉽게 전망하지는 않았다.

국회의원 선거의 예선전이라 할 수 있는 후보단일화의 실패 조짐은 여러 곳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

한 치의 양보 없는 주장과 약간의 잘못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두 후보자의 신경전, 당 대표를 비롯한 중앙당 차원의 지원도 결국은 냉기만 가득한 허무한 협상테이블을 만들었다.

서로가 외면적으로는 상대를 수용하고 어떠한 어려움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겠다는 호언장담은 결국 시민들의 마음만 상하게 했다.

지금부터라도 장담했던 한나라당 후보에 대항할 수 있고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을 버리고 허심탄회한 대화와 양보 있는 대안으로 공정한 경쟁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 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 아닐까.

/ 이주복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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