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행정 결의대회 ‘창의행정’으로 이어지길
적극행정 결의대회 ‘창의행정’으로 이어지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6.0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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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이 5월에서 6월로 바뀌면서 울산시가 공직분위기 쇄신에 바짝 신경을 쓰는 느낌이다. ‘날마다 새로워진다, 나날이 발전한다’는 뜻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란 말이 있듯 분위기를 쇄신시킨다는 것은 조금도 흠잡을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걱정이 앞서는 것은, 몇 가지 쇄신 약속이 일회성 요식행위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울산시 발 쇄신 움직임은 크게 두 가지다. 1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적극행정 결의대회’가 그 하나고, 같은 자리에서 가진 ‘고위공직자 청렴 서약식’이 다른 하나다. 시장과 부시장, 실·국·본부장, 산하기관장 등 고위공직자 40여명이 자리를 같이한 청렴 서약식은 그 나름으로 의미가 크다. ‘청렴 실천을 통해 청렴 리더십을 높이고 청렴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는 대내외적 약속이기 때문이다. 「부패 없는 청렴 울산」을 겨냥한 청렴서약 5개 항도 눈길을 끈다. △법과 원칙 준수 △사익보다 공익 우선 △지위·권한 남용 금지 △이권 개입과 알선·청탁 금지 △금품·향응 수수 금지 △외부의 부당한 간섭 배제가 그것이다. 제대로 실천한다면 ‘청백리(淸白吏) 울산’의 주춧돌은 더없이 탄탄할 것이다.

그러나, 관점에 따라 시각차는 있겠으나,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적극행정 결의대회’라고 생각한다. 시장과 시 간부공무원, 구·군 부단체장, 시 산하기관장이 자리를 같이한 적극행정 결의대회는 ‘불합리한 규제 개혁’과 ‘창의적 정책 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참석자들은 퍼포먼스를 통해 적극행정 추진체계를 강화하고 공무원에 대한 면책·보호·보상을 강화하는 한편 소극행정을 혁파하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문화를 뿌리내려 시민이 공감하는 혁신적 모범사례를 만들겠다고 입을 모았다. 학수고대하듯 기다려 왔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 이어 지금도 ‘진행형’으로 비쳐지는 공직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은 적극행정, 창의행정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공모로 영입한 일부 시 산하 기관장들은 임기 중 창의성 한 번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울산을 등지는 사례가 더러 있었다. 대표적인 본보기가 직전 울산박물관장의 경우다. 외지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에서 우러나온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빛을 보기도 전에 시청 관련부서의 중간간부 선에서 보기 좋게 잘라버린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사례는 ‘사업소’ 성격의 다른 산하기관에서 지금도 어렵잖게 목도되기도 한다. ‘진행형’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

‘적극행정 결의대회’가 ‘창의행정 결의대회’의 동의어로 여겨지기를, ‘청렴 서약식’이 ‘청렴행정’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그리하여 ‘철밥통’ 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기를 소망한다. 귀찮고, 돈이 안 된다고 해서 창의행정, 청렴행정을 외면한다면 울산시 공직자들은 스스로 발등 찍는 결과를 싫어도 경험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분위기 쇄신 움직임의 성공 여부는 공직사회의 진정성과 지속성에 달려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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