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유·초·중·고, 다시 학생들로 ‘시끌벅적’
울산 유·초·중·고, 다시 학생들로 ‘시끌벅적’
  • 정인준
  • 승인 2020.05.27 2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등 1학년 은 5월 입학식… 1천11명 결석·의심학생 179명 중 확진 없어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일인 27일 울산 중구 다전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듣고 있다. 장태준 기자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일인 27일 울산 중구 다전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듣고 있다. 장태준 기자

 

27일 울산지역 유·초·중·고 전체 학교에서 다시 학생들의 목소리가 ‘시끌벅적’ 들리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고3 등교수업 이후 2차 등교수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등교 학년과 학생 수는 유치원, 초등 1~2학년, 중3, 고2 5만6천여명이다.

특히 생애 첫 등교를 한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은 ‘코로나19 세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예년 같았으면 부모님과 함께 입학식을 하고 운동장에서 즐겁게 뛰 놀 수 있었겠지만 ‘즐거운 기억’을 심어줄 것들은 ‘코로나19’가 삼켜버렸다.

이날 다전초등학교(교장 남춘선)을 찾아 초등1·2학년 등교를 지켜봤다. 다전초에 첫 등교하는 학생들은 1학년 40명(2반), 2학년 45명 등 총 95명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일인 27일 울산 중구 다전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입학 축하를 받으며 등교를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일인 27일 울산 중구 다전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입학 축하를 받으며 등교를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다전초에선 입학식 대신 선생님들이 손 수 꾸민 풍선 아치와 왕관 씌워주기, 사탕선물, 곰인형 코스프레 등으로 첫 등교 신입생을 축하했다. 1학년 1·2반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머리에 왕관을 씌워주며 “어서오너라. 반갑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며 지나가는 2학년 한 학생은 삐친 얼굴로 “선생님 우리 땐 안그랬잖아요?” 하며 부러움을 나타냈다.

8시 30분께부터 어머니 아버지 손을 붙잡은 신입생과 2학년생들이 몰려들었다. 1학년 학부모 김시내 씨는 “아이에게 마스크 쓰고 있고, 손 자주 씻으라며 며칠 전부터 귀에 딱지가 안도록 얘기 했지만 잘 지켜질 지 모르겠다”며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끝난 게 아니라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게 편치만은 않다”고 말했다.

1학년 학생들은 부모님의 걱정과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천진난만’ 하고 씩씩했다. 맨 처음 등교한 1학년 1반 이서현 양은 “어제 밤에 학교 간다는 생각에 잠도 잘 못잤다”며 “학교에 처음 와서 무섭기도 하지만 태권도 같이 다니는 친구 2명이 있어 괜찮다”고 말했다.

자기 몸의 절반 크기만한 책가방과 꾸러미 두 개를 든 1학년 최준우 군은 “친구들과 놀 생각을 하니 신난다”며 “집에만 있어 답답했는데 학교에 와 선생님과 공부하면 재미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최 군의 책가방과 꾸러미에는 온라인 수업기간 모아둔 학습꾸러미, 감염병 확산 우려로 운영되 않는 학교 도서관 때문에 집에서 준비해간 책, 사물함에 보관할 개인용품과 실내화 등이 담겼다. 최 군은 이 가방을 자기가 들고 서도 “무겁지 않다”고 말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일인 27일 울산 중구 다전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 거리를 둔 채 대기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의 등교일인 27일 울산 중구 다전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 거리를 둔 채 대기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1학년은 시차 등교를 위해 2학년생들이 모두 입실하기 까지 기다렸다. 거리두기를 이해 못한 학생들은 친구들과 붙어 있다가 선생님들이 자리를 잡아줬다.

2학년생들이 모두 입실 한 후 1학년생들은 교장 선생님과 첫 인사를 했다. 남춘선 교장은 “여러분들을 보기 위한 날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며 반갑게 인사한 후 “안전하게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전 8시 50분께, 1학년 1반 조채은 양 어머니 김민정 씨는 아이가 교실에 들어가기 전 꼭 껴안아 주며 “기특하고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공부하고 오렴!”이라고 격려했다. 김 씨는 학교 현관 앞에서 조 양이 순서를 기다려 발열체크를 하는 모습을 아련히 한 동안 지켜봤다.

교실에선 1m 거리두기 책상이 놓여 있었다. 1학년생들은 짝꿍 없이 혼자 앉아 공부해야 했다. 코로나19가 입학식도 짝꿍도 운동장 수업도 삼켜 버렸다.

울산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울산에서 초등 1~2학년, 중3·고2 총 1천11명이 결석했다. 결석자 중 발열 등 의심학생은 179명 이었지만 이날 울산지역 학생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또 가정학습으로 결석한 학생은 56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학습하는 가정학습도 학기당 15일, 연간 30일까지 체험학습으로 인정해 출석을 인정하고 있다.

정인준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