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헌신짝처럼 버려진 마스크와 어렵잖게 마주치게 된다. 누군가가 버리는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고발하는 이도 없고, CCTV를 통해 적발하는 지자체도 없다보니 ‘마스크 버리기’는 일상이 돼가는 느낌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담배꽁초보다 마스크 숫자가 더 많은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혹자는 “집에 가지고 들어가기가 꺼림칙해서…”라고 둘러댄다. 다른 사람의 기분은 눈곱만큼도 생각지 않는다는 얘기인가.
길가에 마구 버려진 마스크는 무책임하게 버려진 우리 시민의 양심이라 해서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하찮은 현상쯤으로 여기는지 정부도, 교육당국도, 지자체도 누구 하나 입 한번 벙긋하는 관계자를 도무지 볼 수가 없다. 모처럼 한국을 방문한 어느 외국인이 이 볼썽사나운 장면들을 눈여겨보았다면 과연 ‘방역선진국 코리아’ 소리를 입 밖에 내고 싶겠는가. 이제부터 마을 자생단체나 시민단체라도 ‘마스크 함부로 버리지 않기’ 캠페인에 앞장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민의 치부가 거리에서 말끔히 사라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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