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의 사주인생론 ⑮] 하늘의 은덕을 받는 천을귀인(天乙貴人)
[김진의 사주인생론 ⑮] 하늘의 은덕을 받는 천을귀인(天乙貴人)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4.0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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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을귀인은 귀인 중의 귀인으로 옥당귀인(玉當貴人), 천은귀인(天恩貴人)이라고도 불리며 명예, 품성, 성향과 관련되어 있다. 고결한 성품과 깨끗한 선비의 인격을 포함한다. 이러한 성품은 이상적, 긍정적인 면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현실에서 그만큼 힘들거나 피곤할 수 있다. 치열한 자본주의와 첨단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는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천을귀인의 성립조건은 일간(日干)을 기준으로 사주원국(四柱原局)의 지지(地支) 자리에 다음과 같은 글자가 있는 경우이다. ①갑목, 무토, 경금 일간에서 지지에 축토나 미토 ②을목, 기토 일간에서 신금이나 자수 ③병화, 정화 일간에서 해수나 유금 ④신금 일간에서 인목이나 오화 ⑤임수, 계수 일간에서 사화나 묘목이 있는 것을 천을귀인이라 한다.

여기서 보면 12지지 중에서 진토와 술토만 천을귀인에서 빠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로 연해자평에서는, 진토와 술토는 괴강살(魁?殺=길흉의 극단적 기운)이나 백호살(白虎殺)에 해당되어 극강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제외되었다고 본다. 또한 천라지망살(天羅地網殺=하늘과 땅에 쳐진 그물)에 해당되어 그 기운이 엉켜있다고 보아 귀기(貴氣)가 오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천을귀인의 우선순위는 위치에 따라 일주, 월주, 시주, 연주 순으로 힘을 발휘한다. 일지에 있는 천을귀인은 성품이 밝고 고결하다고 하여 일귀(日貴)라 부르며 가장 소중한 것으로 본다. 일귀에 해당하는 일주는 정유(丁酉), 정해(丁亥), 계사(癸巳), 계묘(癸卯)로서 4가지가 있다.

사주에 천을귀인이 있으면 흉한 일을 당하지 않고 당하게 되더라도 과하지 않으며 길한 일은 늘어난다. 주위 사람의 덕을 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조력자를 만나게 된다. 뜻밖의 행운, 지위, 명예 등을 갖게 된다. 물론 자신의 의지도 있어야겠지만 주변에 있는 귀인의 도움으로 빛이 나는 것이다.

천을귀인은 성품과 더불어 자신을 지켜주고 흉액을 막아주는 수호신의 기능도 하며 안정적인 기운도 된다. 신살이나 육친과 함께하면 안정성을 가미하여 더 강한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십성과 관련하여 천을귀인을 보면 ①식신을 만나면 의식주의 복록이 풍족하고 재주가 좋아 제자를 양성하는 사도(師道)로서 안락한 생활을 이끈다. ②겁재가 되면 영웅, 준재(俊才)의 상이라 하여 안정성과 방어성은 물론 보다 적극적인 힘을 갖게 된다. ③인수는 훌륭한 어머니와 인연이 있고 글씨를 잘 쓰며 문장이 뛰어나다. ④재성은 재복이 좋으며 좋은 처를 둔다. ⑤관성은 남편복이나 관록복이 있다.

그밖에 천을귀인이 ①역마를 만나면 수동적, 방어적이기보다는 능동적, 공격적이며 위엄과 지모가 두드러진다. ②축미인 화개성에 임하면 문장력과 예술성을 가지며 격이 청하면 높은 명예심과 관직을 얻게 된다. ③괴강과 가깝게 임하면 사교력이 뛰어나고 지도자가 되기 쉬워 정치인이나 의약업계에서 흔하다. ④십이운성에 건록을 만나면 인문학적 통찰력으로 문장력이 좋다. ⑤문창성과 같이하면 지혜가 있으며 학계의 지도자가 많다.

이러한 여러 장점이 있는 반면에 고매한 양반의 성품으로 인해 해당 육신에 따라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예를 들면, 재물이나 여성을 나타내는 재성이 천을귀인이 되면 재물을 잘 번다 못 번다는 의미보다는 재물을 갖겠다는 의지가 약하며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남자라면 마음에 드는 여성에 대하여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성향이다. 또한 직장, 직책, 벼슬, 책임감 등을 가리키는 관성이 천을귀인에 놓이면 좋은 직장을 구하고도 그 조직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노력이 적어 서서히 불리한 위치로 밀리거나 여성이라면 남성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천을귀인의 성립이 어려운 경우는 원국이나 행운에서 삼형살(인사신, 축술미)이 되거나 충, 파, 해 등을 만나면 작용력이 없거나 오히려 재화를 입을 수도 있다. 공망이 되면 평생 분주다망하며 노력은 많이 하나 소득이 적다. 천을귀인이 2개 이상이면 길하지 못하고 남자는 상처하거나 이별수가 있으며 여자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본다.

한편 개운법으로도 자신에게 맞는 날자나 시간 또는 방향을 정할 때 일간을 보고 천을귀인을 활용한다. 상대의 띠가 내 일간의 천을귀인에 해당되거나 상대의 사주에 천을귀인이 있으면 좋은 인연이다. 행운(行運)인 대세운에서도 천을귀인을 만나면 귀인의 도움으로 개운(開運)의 길을 얻는다.

물론 사주에서는 아무리 길신인 귀인을 가지거나 반대로 흉신이 있다 할지라도 한두 가지로 단식 판단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사항이며 전체를 살펴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안목(眼目)이 중요하다. 운명(運命)을 안다는 것은 때에 맞춰 나아가고 때에 맞춰 물러나는 것을 분별하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김 진 김진명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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