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강동산하지구 ‘노점 수요장’ 두고 상인들 입장차
울산 강동산하지구 ‘노점 수요장’ 두고 상인들 입장차
  • 김원경
  • 승인 2020.04.0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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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폐업에 부채질… 철거해 달라” vs “상권 활기 되찾아 상생 필요”
1일 북구 강동산하지구에서 열린 수요장을 찾은 시민들이 길게 늘어선 20여개의 노점상을 이용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1일 북구 강동산하지구에서 열린 수요장을 찾은 시민들이 길게 늘어선 20여개의 노점상을 이용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울산시 북구 강동산하지구 노점장을 놓고 주변 상인들의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수요일마다 들어서는 ‘노점장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와 ‘주변 점포와 상호간 윈윈할 수 있다’는 등 노점장 존폐에 대한 입장차가 커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1일 찾은 북구 강동산하지구 힐스테이트강동아파트 앞 공터, 오전 8시께 부터 20여개의 노점상이 길게 늘어섰다. 야채·과일부터 의류, 분식, 반찬류 등 작은 시골장터를 방불케 하는 이곳엔 점심시간이 되자 많은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주민 박은숙(43)씨는 “산하지구 내 재래시장이 없어 화봉동까지 갔는데 멀리가지 않고 장도 보고 아이랑 구경하기도 좋아 자주 찾는다”고 했다.

강동수요장이라 불리는 이 노점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한 달간의 휴장 후 지난 주부터 재개됐다. 산하지구 준공 3년 전부터 형성돼 자리를 옮겨가며 열렸고, 직전엔 현 장소에서 1km 정도 떨어진 효성해링턴아파트 상가 앞에 판이 벌어졌다.

효성해링턴 일대 상가는 왕복 6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250m 양방향으로 상권이 형성돼 있는데, 일대 상인들 사이에서 수요장을 두고 ‘철거’냐 ‘유치’냐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장이 섰던 쪽 상가들은 수요장을 반기는 반면 반대쪽 상가들은 철거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

철거를 원하는 상인들은 경기불황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임대료 내기도 빠듯한 데 노점까지 들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상인 김모(52)씨는 “핫도그집 앞에 핫도그, 옷가게 앞에 옷이 말이 되냐”며 “노점장이 한번 열리고 나면 주민들은 2~3일은 상가이용을 하지 않는다. 과일가게 2곳 등 곳곳이 줄폐업이라며 남은 상인들도 앞이 막막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나라에선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라면서 전국 어디에서 왔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여는 불법 장은 괜찮냐”면서 “이 시국에 손 놓고 있는 행정당국이 답답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철거 반대 입장인 상인들은 수요장이 열리는 날이면 사람들이 몰려 오히려 활기를 찾았다며 재유치 의사를 밝혔다.

이 상인은 “한산한 거리에 수요장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몰려 수요일이면 매출이 2배 이상 올랐다”며 “장날 구경을 위해 송정, 신명 등 타 지역 사람들도 찾는 등 유동인구가 많아져 상가입장에선 훨씬 이득을 본 셈”이라고 했다.

아울러 “무작정 없애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상가와 노점상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관련해 북구 관계자는 “노점은 관리대상이 아니라 단속대상”이라면서 “수요장에 대한 민원은 많지만 현재 도로 무단 점용이 아닌 개인사유지에 위치해 도로법상 규제 근거가 없다. 불법주정차 등 도로를 침범하지 않도록 계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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