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에 새긴 전통과 현대의 공존…울산 '각자' 전시회 열린다
목판에 새긴 전통과 현대의 공존…울산 '각자' 전시회 열린다
  • 김보은
  • 승인 2020.03.3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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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환 작가, 선갤러리 4월 한달간 전통·현대서각 20여점 선봬
이제환 각자 작가.
이제환 각자 작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각자(刻字) 작품 전시회가 울산에서 열린다.

당구 이제환 각자 작가가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에 자리한 선갤러리 문화관에서 4월 한달간 초대개인전을 갖는다.

‘각자’는 목판에 글자나 그림을 새기는 것으로 전통적으로 ‘판각’이라고도, 현대에 와서 ‘서각’이라고도 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전통적인 판각 작업과 사진과 컴퓨터를 활용한 현대 서각 작품 20여점을 함께 보여준다.

전통 판각 작품은 틀린 부분, 지웠던 자국까지 쓴 사람의 필적으로 그대로 표현했고 현대 서각 작품은 사진과 컴퓨터를 활용해 창작성과 조형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의 작품은 현대 서각에서 흔히 보기 힘든 ‘풍경’을 다양하게 담아냈다.

대표작 ‘연’의 경우 그는 겨울 메마른 연꽃밭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목판에 새길 수 있게 컴퓨터로 변형해 아크릴로 칠 작업을 했다. 나무의 나이테는 자연스럽게 연꽃 밭의 물결로 표현됐다.

또한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새긴 작품은 이제환 작가 동생의 필체를 그대로 옮겼다.

4월 한달간 선갤러리 문화관에서 이제환 작가가 선보일 작품.
4월 한달간 선갤러리 문화관에서 이제환 작가가 선보일 작품.

 

그는 “동생이 써놓은 글이 예뻐 남기고 싶었다”면서 “백석 시인의 글처럼 공부가 되고 의미도 되는 글들을 새기려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 점, 한 획, 끝없는 손놀림은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거룩한 작업으로 정성을 담았다”며 “관람객들이 현대의 눈으로 전통을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제환 작가는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 각자반을 수료하며 국가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보유자 김각한씨에게 사사했다.

한국전통공예 각자전수동문전 한중교류전(2014~2019) 등 여러 단체전에 참여했고 2016년 갤러리 한빛에서 첫 개인전을, 올해 초 김해 한림박물관 전시관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진행했다.

이 작가는 울산미술대전에서 우수·특선·입선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고 현재 울산미술협회 부지회장, 전국판화협회와 철재전통각자보존회 울산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1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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