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무원들이 지혜를 모아 마련한 행동지침이 있다. ‘면(綿)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면서 공적마스크를 기부용으로 모으는 것이다. 24일 1차로 모은 공적마스크는 1만6천 장에 이른다. 면마스크는 1인당 2장씩 돌아갔고, 공무원들은 이 마스크를 25일부터 공적마스크 대신 쓰기 시작했다. 잦은 대민 접촉으로 감염 위험이 높은 민원창구와 보건현장 직원들만 그 대상에서 제외됐을 뿐이다.
지역 공무원들이 착용하는 면마스크는 필터를 바꾸어가며 사용하는 필터교체형이다. 침방울 차단 효과가 보건용 마스크와 비슷하다는 것이 이 마스크의 장점이다. 송철호 시장도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면마스크를 기꺼이 추천한다. 공무원들이 양보와 배려의 정신으로 장만한 공적마스크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취약한 어르신과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에게 기증된다.
앞서 송철호 시장과 노옥희 교육감, 박태완 중구청장, 이선호 울주군수 등 지역 기관·단체장들은 24일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이 큰 시민들과 고통을 나누겠다는 생각으로 급여의 30%를 반납·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6일에는 5개 구·군 단체장들이 ‘군수·구청장협의회’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동참 의사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은 25일 급여의 30%를 4개월간 공동모금회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같은 날 5개 구·군의회의장협의회도 소외 청소년들에게 줄 마스크 지원 성금 1천200만원을 공동모금회에 맡겼다.
이처럼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물결을 이루는 공직사회의 양보와 배려의 정신은 우리 민족의 의식 속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긍정의 DNA일 것이다. 이 아름다운 DNA는 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이 엄혹한 시기를 능히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우리 민족에게 가져다줄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