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과정서 자존감 회복… 학생 만족도 높아”
“치료과정서 자존감 회복… 학생 만족도 높아”
  • 정인준
  • 승인 2020.03.2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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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 현황과 치료법 2. 아인쉬타인도 난독증이었다‘난독증 검사·치료보고서’ 분석창의성·인지적 요인 뛰어나고여학생보다 남학생 비율 높아
아이윤난독증클리닉센터에서 한글을 깨우쳐 가고 있는 학생 모습.
아이윤난독증클리닉센터에서 한글을 깨우쳐 가고 있는 학생 모습.

 

아인쉬타인, 에디슨, 찰리밍거스(재즈작곡가), 톰크루즈, 키아누리브스, 류승범(영화배우), 김신영(개그맨) 등의 공통점은 난독증이다. 아인쉬타인은 말더듬에 소심한 아이였고, 에디슨은 달걀을 품었던 개구쟁이였다. 톰크루즈나 키아누리브스는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대본을 외웠다. 류승범은 글자가 날아다녔고, 김신영은 라디오 대본 한 줄 읽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런데도 이들은 부단한 노력으로 난독증을 극복하고 창의적 삶을 살았고, 살고 있다.

지난해 난독학생 지원 클리닉을 운영했던 강남·북교육지원청과 아이윤메디컬센터 난독증클리닉센터가 낸 ‘난독증 검사·치료보고서’에는 난독증 학생들의 창의성에 대해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총 144명에 대한 클리닉 과정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난독학생들은 그림그리기, 색채활동, 종이접기, 미로탈출, 틀린그림찾기, 퍼즐맞추기, 블록조립 등 하나의 특출한 창의성과 인지적 요인이 뛰어났다.

눈(眼)에서 받아들이는 신호를 글자로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뿐이지 뇌(腦)에서는 다른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아이윤난독증클리닉센터 정은경 실장은 “난독 학생은 문제해결 처리체계가 보통사람과 다른데 보통사람 기준으로 우리는 이들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체계적인 치료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지역 난독증 학생들은 여학생 보다 남학생 비율이 현저히 많았다. 이들은 자음 받침 ‘ㄱ’, ‘ㅇ’, ‘ㄴ’, ‘ㄹ’을 굉장히 어려워 하며 혼란을 겪었다. 또 “야”, “여”, “요”, “유” 발음과 글자쓰기를 매우 어려워 하고 헷갈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학생들이 난독증을 함께 겪는 경우가 많았다. 난독증은 안 좋은 가정환경과 주입식 교육에도 영향을 받았다.

문제는 학부모들의 인식이 난독증에 대해 개방적이 못하는 데 있었다. 대부부 난독증이 무엇인지, 원인, 방법, 심각성에 대해 몰랐다. 학교에서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통해 아이의 학습부진에 대해 알고 심각성을 느꼈지만, 자녀가 난독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고서는 난독클리닉을 통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난독학생들은 클리닉을 통해 집중력과 읽기, 이해력이 향상됐다.

학생 스스로가 치료트레이닝을 좋아하고, 표현력이 다양해 졌으며, 자존감이 향상됐다. 초등학생 2학년 A군은 ‘혹불이할아버지’를 읽고 독후감을 또박또박 썼다.

학부모들은 난독증에 대한 이해와 함께 집에서 하는 트레이닝을 통해 아이와의 친밀감이 더욱 형성됐다.

학부모 B씨는 “아이가 책 읽기, 쓰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치료과정에서 자신감, 성취감도 같이 올랐다”며 “난독증을 알게됐고 아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강남·북교육지원청 난독지원 담당 장학사는 “난독 학생은 정상적 시험응시는 물론 진도도 따라가지 못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치료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초등학생은 시험평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성적향상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없지만, 수업참여의 적극성과 이해력 등이 향상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강남·북교육지원청은 오는 5월부터 교원연수를 포함한 난독증 학생지원 사업에 들어간다. 올해 대상은 초·중학생 170명이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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