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우려가 현실로… 강풍 타고 ‘대형 산불’
울산, 우려가 현실로… 강풍 타고 ‘대형 산불’
  • 성봉석
  • 승인 2020.03.1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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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헬기 추락 1명 구조·1명 실종… 인근 주민에 대피령까지
19일 오후 1시47분께 울산 울주군 대복리 502번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소방헬기가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장태준 기자
19일 오후 1시47분께 울산 울주군 대복리 502번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소방헬기가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장태준 기자

 

‘대형산불 위험예보’가 내려졌던 울산시 울주군에서 19일 산불이 발생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 강풍 속에 진화 작업에 나선 헬기마저 추락해 탑승자 2명 중 1명이 실종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강풍·대기 건조로 확산 ‘진화 난항’

19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7분께 울주군 대복리 502번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울주군지역은 지난 13일부터 일주일째 건조주의보가 발효되고, 산불 발생 평균 위험지수 ‘높음’ 단계가 지속되면서 19일과 20일 ‘대형산불 위험예보’가 내려진 바있다.

소방당국은 소방과 산림청 헬기, 임차 헬기 등 14대의 헬기를 동원해 산불 진화에 나섰다. 또 울산시와 울주군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산불 진화 동원령이 내려지면서 1천여명의 인력이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대기가 건조한 데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 불을 끄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오전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울산에는 최대 순간풍속이 시속 45~70㎞(초속 12~2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때문에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계속 번지고 있어 진화 작업은 야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울산시와 울주군 공무원, 소방과 경찰 등 2천200여 명, 진화차와 소방차 등 30여대를 동원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또 야간에는 헬기 운항이 불가능해 해가 뜨면 헬기 17대를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산불로 인해 산림 100㏊가량이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추정했다.

19일 오후 1시47분께 울산 울주군 대복리 502번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청량 쌍용하나빌리지 아파트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19일 오후 1시47분께 울산 울주군 대복리 502번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청량 쌍용하나빌리지 아파트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인근 주민 대피에 일부 교통정체

강풍에 산불이 점차 확산하면서 행정 당국은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고, 놀란 주민들은 허겁지겁 대피에 나섰다. 울주군은 이날 오후 2시 31분 재난안전문자를 보내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502 야산 산불 확산이 우려되니, 인근 주민과 등산객은 산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안내했다. 이어 오후 3시 13분 웅촌면 큰빛병원 인근 주민과 등산객에게 대피 문자를 보내고, 오후 5시 38분 청량 쌍용하나빌리지 아파트 인근 주민들에게도 대피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해당 아파트 단지 1천600여 가구와 인근 주택가 주민 등 4천여명이 대피에 나서면서 도로 일부 구간이 교통 정체를 빚었다. 해당 아파트 주민 권민찬(33)씨는 “오후 4시가 넘어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는데 아파트에서 차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소방차가 와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느꼈다”며 “낮인데도 연기가 심해 주변이 뿌옇게 보였고, 매캐한 냄새가 심했다. 아파트에서는 대피하라고 방송이 나오는데 깜짝 놀랐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부모님 집으로 가려고 나왔는데혹시 불이 여기까지 번지면 어쩌나 계속 걱정됐다”며 “다행히 대피했지만 산불이 쉽게 잡히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산불로 인한 연기구름이 울산 곳곳으로 퍼지면서 이를 목격한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산불 지역 인근 지인에게 안부를 묻는 등 소동을 빚기도 했다.

19일 오후 1시47분께 울산 울주군 대복리 502번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연기가 치솟고 있다. 장태준 기자
19일 오후 1시47분께 울산 울주군 대복리 502번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연기가 치솟고 있다. 장태준 기자
19일 오후 3시 27분께 울산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502번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벌이던 기장과 부기장 등 2명이 탑승한 산불진화임차 헬기 1대가 울주군 회야댐에서 담수 작업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헬기 잔해 주변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장태준 기자
19일 오후 3시 27분께 울산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502번지 인근 야산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벌이던 기장과 부기장 등 2명이 탑승한 산불진화임차 헬기 1대가 울주군 회야댐에서 담수 작업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헬기 잔해 주변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장태준 기자

 

◇진화 헬기 추락… 1명 구조·1명 실종

이날 오전 울산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최대 순간풍속이 시속 45~70㎞(초속 12~20m)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진화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해당 헬기는 담수량 2천500ℓ 규모의 벨214B1 기종으로, 이날 오후 3시 40분께 진화 작업을 위해 울주군 청량읍 회야저수지 일대에서 물을 뜨다가 추락했다.

헬기는 저수지 인근 산비탈을 충격한 뒤, 그대로 저수지로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해당 헬기를 조종했던 기장 A(55)씨는 추락 과정에서 탈출해 산비탈에 매달려 있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기장 B(47)씨는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은 울산지역 전 소방 구조대원을 현장으로 보내 실종자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서 언론브리핑을 열고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기장은 절벽에 가까운 급경사지에 가까스로 매달려 있었다”며 “산비탈을 충격한 헬기 동체가 미끄러져 저수지에 빠지는 과정에서 탈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부기장은 물에 빠진 동체 안에 있는지, 기장처럼 탈출해 주변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두 가지 가능성 모두를 놓고 현재 수중 수색과 주변 수색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비탈에 바스켓(물을 뜨는 주머니)이 남아 있고 나무가 많이 손상된 점으로 볼 때, 동체가 먼저 산비탈을 충격했던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날 강한 바람이 불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락한 헬기는 울산시가 올 한 해 8억원을 들여 180일 동안 임차한 민간항공사인 헬리코로아 소속 헬기로, 미국 벨사에서 2000년대 초반 제작돼 20년가량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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