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질 좋은 실내공기를 마시려면
-107- 질 좋은 실내공기를 마시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3.1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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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맑은 하늘을 보기가 쉽지 않다. 항상 희뿌연 먼지로 뒤덮여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세먼지 주의보에 관한 관심이 미미했다면 요즘은 상당히 민감해졌다. 아침 기상과 동시에 가장 먼저 미세먼지 수치를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하고, 출근할 때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판단하는 습관이 몸에 밴 지 오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87년부터 미세먼지에 대한 대기질 기준선을 제시했고, 2013년에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숨은 삶 그 자체이기 때문에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숨쉬기를 한다. 보통 성인의 숨쉬기 횟수는 1분에 평균 15회, 한 호흡의 길이는 약 4초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한번 숨 쉴 때 폐로 들어가고 나오는 공기는 500cc 정도이며, 이는 폐의 전체적인 기량이나 폐활량으로 구분된다. ‘생활의 달인’에서 세워진 수중 7분 18초라는 기록이 있기는 하나, 보통 사람은 3분이면 호흡이 가빠져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흔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숨쉬기가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공기조화’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 있다면 인간의 숨쉬기도 기계적인 메커니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런 메커니즘을 4초에 한 번씩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공기조화 메커니즘은 외부의 공기를 팬으로 빨아들여 필터를 거쳐 공기 중에 있는 먼지를 1차적으로 제거한다. 그리고 2차 제거에서는 미세먼지 및 오염물질을 걸러내면서 공기를 이동시킨다. 이렇게 이동이 된 공기는 냉방 방법이나 보일러 방식을 거쳐 찬 공기와 더운 공기로 바뀐 다음 공급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공기를 불어넣은 만큼 빼내면서 공기를 순환시켜 실내 공기를 청정하게 만드는 것이 상위 메커니즘이다.

다른 메커니즘은 실내 공기를 공기청정기를 작동시켜 내부의 공기를 빨아들인 다음 필터를 거쳐 다시 실내로 보내는 기능이다. 이 방식으로는 내부 공기만 순환시키게 되므로 오염이 되었거나 공기가 탁해진 상태에서 다시 순환시키면 실내의 부족한 산소량을 보충할 수 없다. 즉 공기의 신선도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메커니즘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중간쯤에 해당된다. 코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코털이 먼지를 걸러냄으로써 1차와 2차에 해당하는 거름막과 같은 필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흡입된 공기는 목구멍을 통해 폐로 공급되었다가 다시 코를 통해 외부로 배출되게 된다. 결국 코털이 필터 역할을 하고, 폐는 팬 기능과 저장기능을 동시에 갖는다.

필자는 공기조화 설계 엔지니어 경력이 25년이 넘는다. 선박이나 특수선은 철판으로 밀폐된 공간이고 작업자가 생활하는 공간은 상위단계의 공기조화 메커니즘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공기의 공급과 빼기(배출) 즉 공기의 순환을 매우 중요시해서 청정구역으로 구분하여 관리한다. 이런 구역은 당연히 장비 구성과 공간 배치 및 유지관리 기준이 엄격히 적용된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나 유치원의 공기순환 시스템 연구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공장이나 사무실, 일반가정에서는 공기의 품질이 우수한 구역을 기준으로 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비용과 공간에 대한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학교나 유치원의 실내공기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저비용과 작은 공간의 활용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공조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효율적인 유지관리 방법과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역시 동시에 개발할 필요가 있다.

김대환 에이스이엔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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