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 대한민국의 잠재력에 놀란 세계
-106- 대한민국의 잠재력에 놀란 세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3.1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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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일본의 한 유력 언론이 “한국에서 소재·부품의 탈(脫)일본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수출규제로 괜히 잠든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격이 됐다”고 한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이 기사를 보는 순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미국 함대가 모여있는 하와이 진주만을 새벽에 기습 공격하는 광경이 오버랩 되었다. 이때 하와이 침공 작전명이 ‘도라 도라 도라’였다. 여기에는 ‘호랑이’라는 뜻과 ‘우리는 기습에 성공했다’라는 2가지 뜻이 담겨있다. 진주만 기습은 대성공이었지만 결국 2차 세계대전에 미국의 본격적인 참전을 부추기는 계기가 되었다.

작금의 일본 행태가 그때와 너무나 비슷하다. 일본이 기습적으로 우리나라가 앞서있는 반도체 분야에 집중해서 어이없는 수출규제를 해놓고는 이제 와서 “잠자는 어린이의 코를 건드렸다”고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에게도 뼈아픈 과거가 있기에 국민 모두가 하나로 뭉쳐 극일(克日)을 시작된 지 반 년이 조금 넘는 시점에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꺾어놓았다. 실로 오랜만에 민관(民官)이 하나 되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가 이뤄졌다. 그 결과 벌써 훌륭한 성과가 나오거나 대체품의 개발 속도가 빠르게 이루어짐은 물론, 외국계 회사들의 한국 진출로 인한 기대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월남전 참전을 기점으로 방위산업에 대혁신이 일어났다. 소총 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전의 재래식 소총인 M1으로 무장했던 군대가 당시 획기적 화력의 소총인 M16으로 재무장함으로써 전투력과 전술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외에도 지속적인 신무기 개발로 지금 세계 7위권의 군사력을 갖추게 되었음은 큰 자부심을 갖고도 남을 만하다. 아직 멀었지만, 이때부터 자주국방의 초석을 마련한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루가 다르게 과학기술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젠 혼자만의 생각과 방법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된 지 오래다. 융합과 소통 없이는 낙오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구나 알면서도 현실에만 급급한 나머지 오로지 돈과 명예만을 뒤쫓고 있다. 실천적인 행동으로 알찬 시간을 보내고, 정말 필요한 곳에 집중과 선택의 열의를 쏟아붓는다면 못다한 업적을 낼 수 있다. “이미 늦었다”고 쉽게 포기하고, “협력자를 찾을 수 없다”는 알량한 이유로 현실에만 안주하며 편히 지나온 나날을 정말 반성한다.

봐라. 일본이 자극하자 우리는 해내고 있다. 그런데 왜 자극을 받아야만 대응하게 되는 걸까. 평소에는 정부가 모르고 있었다는 말인가. 아니면 국민이 모르니까 그땐 그냥 다른 곳으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도록 하면 된다는 것일까. 이전에도 이 분야에 우리 고유의 원천기술이 필요하다고 숱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기업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인 세상이다. 중소기업이 기를 펴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현대사회는 독불장군 식으론 살 수 없다. 점점 글로벌 분업화가 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기회가 찾아왔을 때 혼자 힘으로 선뜻 잡을 수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 누군가가 손을 내밀면 내가 굳게 잡아줄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내가 손을 내밀면 누군가 따뜻하게 잡아줄 수 있는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울산에 강소기업이 필요한 이유다.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이 더욱 많아야 한다. 울산시민 개개인 모두가 놀라운 대한민국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갖자. 그 누구도 함부로 넘보지 못할 기술강국으로 자립하자. 울산은 이미 충분한 성공 DNA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이동서 (주)젬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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