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죽어가는 울산지역 상권 살려야”
“이젠 죽어가는 울산지역 상권 살려야”
  • 이상길
  • 승인 2020.03.0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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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에 자영업자 신음
박태완 중구청장이 지난 6일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중구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장태준 기자
박태완 중구청장이 지난 6일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중구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장태준 기자

 

- 곳곳 불꺼진 점포에 번화가 한산

-市, 구·군에 상권 살리기 동참 공문

-확진자 방문 식당 철저한 소독 이후

- ‘안심 인증마크’로 활성화 유도 계획

금요일이었던 지난 6일 오후 7시께 울산 남구 삼산동. 여느 때 같으면 소위 ‘불금’을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을 곳이지만 이날 이곳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코로나19 공포심에 따른 시민들의 외출 자제가 컸던 것. 울산 최고의 상권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이날 문을 닫은 점포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 금요일 저녁 황금시간대임을 감안하면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심지어 이곳 삼산동 상권 내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한 음식점 역시 ‘코로나19로 당분간 문을 닫게 됐다’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여진 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택시를 타고 태화강 건너 중구 최대 상권인 성남동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택시기사는 택시업계와 함께 자영업자들에 대한 걱정을 연신 쏟아냈다.

그는 “경기가 진짜 엉망이다.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이러다 자영업자들 다 죽게 생겼다”며 “처음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이 됐는데 요즘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먹고 살 걱정이 더 크다. 변화 없이 계속 이대로 간다면 진짜 큰일 날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젠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죽어가는 지역 상권을 다시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사스나 메르스보다 치사율이 훨씬 낮고 확진자의 80%가 경증에 그치고 있는데도 마음에 걸린 공포의 빗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의학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치사율은 2.3%다. 또 우리나라만 해도 매년 독감으로 3천여명 정도가 사망해왔다”며 “이젠 코로나19의 치사율보다 지나친 공포심으로 죽어가는 지역 경제를 생각할 때”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국내에서 독감으로 사망한 인구는 연평균 2천900명으로 분석됐다.

지역 상공계 한 관계자도 “이대로 계속 갈 순 없다. 코로나19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심으로 지역 경제가 거의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며 “시민들을 지나친 공포심에서 벗어나게 해 예전 일상을 다시 찾을 수 있게 하는 노력도 이젠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를 비롯해 지역 기초단체들도 코로나19 확진 낙인효과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 상권 살리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관련해 시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지역 식당부터 파악했다. 그 결과 지난 4일 기준으로 18곳(울산 확진자 15곳, 부산·경남 확진자 3곳)으로 확진자 동선이 공개된 이후 이들 식당에는 손님 발길이 끊겼고, 일부는 휴업에 돌입할 정도여서 지역사회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는 부서별로 점심과 저녁에 이들 식당을 방문해 영업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로 했다. 또 산하기관과 구·군에도 공문을 보내 침체한 지역경제 살리기에 직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9일 정오께 송철호 시장이 시청 출입기자단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가 들렀던 남구 ‘송채토속음식전문점’에서 함께 점심을 먹으며 시민 안심시키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송 시장은 이날 이 음식점에 ‘확진자 방문 식당 시민안심 청정 인증마크 1호’ 스티커를 부착해 이용활성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앞서 박태완 중구청장은 지난 6일 정오 중앙동 직원들과 함께 지역 내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알려졌던 원도심 젊음의거리에 위치한 ‘은화수식당’을 방문해 점심식사를 했다.

박태완 청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역 내 모든 가게들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가게는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확진자가 다녀간 곳은 그 일대까지 철저히 소독을 완료해 더욱 안전한 만큼, 구민 여러분께서 안심하고 이용하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중구는 지난 5일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식당 현황을 전 직원과 공유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직원들의 식사 시 이용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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