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부품협력사 노조도 동참을
코로나19 극복, 부품협력사 노조도 동참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0.02.2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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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이 있다. 먼저 태어나 지식이나 경험이 많은 형이 모든 면에서 동생보다 낫다는 뜻일 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한민국이 어지러운 마당에 문득 이 속담이 떠오른 건 현대자동차 원청과 협력사 간의 엇갈린 행보 때문이다.

울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19일 이후 현대차 원청 노사의 행보부터 되짚어보자. 여기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생산차질로 인한 직격탄을 피해 가려던 노조의 행보다. 첫 확진자가 나오자 원청 노조는 곧바로 담화문을 내고 상무집행위원 긴급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총력대응을 결의했다. 또 지부 코로나19 예방대책위 위원장을 지부장이 직접 맡기로 했다.

여기다 부품협력사까지 챙겼다. 영천이나 경주 지역에 산재한 협력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회사와 긴밀한 협력으로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 그런데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지역 확진자가 4명으로 늘어난 25일 원청 노사가 ‘코로나19 위기극복 특별합의’까지 내놓았다. 코로나19 저지에 노사가 따로 없었던 것.

반면 부품협력사 노조의 행보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경주 A협력사 직원(40대 남성)의 코로나19 확진은 사망 다음날(22일)에 받았다. 확진 판정 당일 보건당국은 방역에 나섰고, 규정상 방역 후 48시간이 지난 24일 오전 10시부터는 공장 가동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그러질 못했다. 노조가 막아섰기 때문이다. 물론 조합원 건강이 우선이라는 마음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그런 규정을 괜히 만들었겠는가. 아무튼 그 때문에 24일 오전 10시부터 돌아갔어야 할 원청 공장의 일부 라인은 25일 현재까지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더욱 아쉬운 점이 있었다. 양대 노총 간의 온도차로 A협력사의 B하도급업체 노조까지 가세하면서 공장 가동이 하루 더 늦추어진 것. A협력사에서 생산하는 포터 부품의 일부는 B하도급업체가 생산하는데, 한국노총 소속 A협력사 노조는 25일부터 생산을 재개키로 사측과 합의했지만 민주노총 소속 B하도급업체 노조의 반대에 부딪히고 만 것. 그렇게 이틀간 원청 일부 라인이 멈춰서면서 발생한 손실은 엄청났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협력업체와 하도급업체까지 덩달아 피해가 확산되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은 아우가 형의 경험과 지식을 본받으라는 뜻이 아닐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나라경제가 휘청거리는 작금의 현실을 본다면 어찌 형과 아우가 ‘따로’일 수 있겠는가. 코로나19 사태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협력하는 부품협력사 노조의 성숙한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상길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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