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사정관제의 문제점
입학 사정관제의 문제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3.1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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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1일 본지는 내년에 개교될 울산외고의 ‘입학사정관제’ 도입 계획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었다. 우리 교육풍토가 아직 입학사정관제에 익숙지 못하니 채택에 신중을 기 하라는 것, 사정관 선정에 객관성을 확보할 것 등을 주문하는 내용 이였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뒤 이어 13일부터 전국 일간지들이 기사와 사설을 통해 이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해 후반, 일부 대학이 올해 대입전형에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을 때부터 문제점을 의식하고 있던 본지는 연세대학교 담당관의 견해를 기고문 형식으로 게재한 바가 있었다. 그 때 우리가 느꼈던 문제점이 지금에 와서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그 만큼 이 제도는 태생적으로 문제점을 안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내년 울산외고 입시전형에 입학 사정관제를 도입하는 것은 재삼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내년에 이 제도를 당장 울산외고 입시전형에 채택할 경우 생길 수 있는 근본적 문제는 제도 자체보다 일선 교육현장의 혼란성이다. 시험 점수가 아니라 인성(人性) 과 창의성, 잠재력 등을 평가해 신입생을 뽑겠다는 ‘추상성’이 일선 학교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원래 이 제도는 몇 십 년의 축적된 전형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렇지 못한 울산에 이제도를 적용하면 혼란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학마저 이런 자료가 축적돼 있지 않아 지금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마당에 울산외고 전형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일이다. 지난번 사설에서도 지적했듯이 이 제도가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은 객관성과 공정성이다. 우리 입시환경을 보면 이 부분이 가장 문제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각 중학교에서 보내는 학생부를 고등학교에서 얼마나 신뢰할 것인가 심층면접에서 학생의 ‘가능성’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등이 향후 불합격한 학생의 반발 요소가 될 수 있다. 각 대학들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는 미국 방식을 모델로 삼은 것이다. 수 십 년 동안 축적된 경험과 자료가 있어야 이 제도는 성공할 수 있다. 대학들이 갓 채택한 입시제도를 지방 외고입시 전형에 적용한다 것은 아무래도 이른 감이 든다. 좀 더 축적된 자료가 생겼을 때 시행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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