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범서읍 외사마을 노거수 결국‘이전’
울주군 범서읍 외사마을 노거수 결국‘이전’
  • 성봉석
  • 승인 2020.02.1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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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된 감나무 밀양으로 옮겨… 희귀 지렁쿠나무도 언양 이전 계획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외사마을 일대에 공공주택지구가 추진되면서 보존 위기에 처했던 마을 내 노거수들이 결국 이전됐다.

18일 외사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300년 이상 마을을 지키던 감나무가 밀양으로 떠났다. 이 나무는 뿌리부 둘레가 3m, 키가 16m, 너비가 16m에 달하는 감나무로, 감나무가 심어진 일대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서 벌목 위기에 처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보존 대책을 요구해왔으나 해당 나무가 사유지에 있고, 전 주인이 이미 보상을 받고 협의를 완료해 보존에 난항을 겪었다.

이 때문에 한 마을 주민이 벌목만은 막아야 한다며 감나무를 사들였지만 마을 내 보존은 이뤄지지 못 하고 결국 이전을 결정했다.

감나무 소유주인 임모씨는 “감나무의 마을 내 보존을 위해 노력했으나 뚜렷한 대책이 없어 결국 밀양으로 이전하기로 했다”며 “지난 16일 분을 뜨고 오늘(17일) 나무를 상차해 옮겼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감나무 외에 마을 내에 있던 희귀 지렁쿠나무 역시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로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거수들이 잇달아 이전을 결정하면서 전문가와 마을주민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10여년간 이곳 일대를 조사·관찰해 온 정우규 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대표는 “처음부터 노거수가 포함된 쉼터를 마련하는 등 노거수들을 그 자리에 보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아쉽다”며 “이렇게 나무가 옮겨지면 문화가 파괴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조을제 외사마을 이장 역시 “공사는 계획대로 해야 하고, 이렇게 나무를 이전하니 난감할 따름”이라며 “울주군이나 LH에서 보존을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그래도 사유지라서 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왈가왈부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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